1일 산업연구원이 펴낸 ‘2022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은 수출 실적 700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되지만 원·부자재 가격 급등세로 수입 증가세가 더 가파르게 나타나면서 158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 공급망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연구원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수출국 수요는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겠으나 증가 폭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대내적으로는 통화정책 방향 전환과 강도, 가계부채·대출 규제 부담, 신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심리와 지원 대책 등이 하반기 변수로 꼽힌다.
이 밖에 기계산업군에서는 자동차(8.1%), 일반기계(2.2%)가 증가세를 이어가지만 조선은 수주 부족 여파로 전년 대비 16.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IT 신산업군에서는 가전(-3.6%), 디스플레이(-0.8%), 바이오헬스(-10.5%) 수출이 감소하는 반면 정보통신기기(0.3%), 반도체(3.1%), 이차전지(9.9%)는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은 원자재·곡물 등 1차산품과 중간재 등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연구원은 “주요국들의 대러시아 제재에 따라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해상운임 급등 등 거래비용 상승은 수입 증가세를 추가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공 행진 중인 국제유가가 하반기부터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며 무역적자가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거론하면서 지난 4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포인트 하향 조정했다”며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면 원유 수요 감소로 국제유가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는 최근 중국 봉쇄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에 대비해 6월부터 아시아로 판매하는 물량에 대한 공시판매가격(OSP)을 5월 대비 약 5달러 내외 인하할 계획을 발표했다.
홍 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 중국, 일본 등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은 제조업 수출국들은 고유가에 무역수지가 악화하고 저유가에 만회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며 “구조적 이슈들이 해결 국면으로 진행되면 무역수지 적자 현상은 국제유가의 빠른 하락세와 함께 조기에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