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내에 볼일이 있어 오전 11시쯤 왕웨처(網約車, 콜택시)를 호출해 탑승하자 기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는 "요새 베이징 시내 호텔·식당·관광지 등이 모두 문을 닫아 좀처럼 승객이 없어 호출음도 울리지 않는다"며 “베이징이 (상하이처럼) 봉쇄는 안했지만, 사실상 봉쇄나 다름없어서 영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4·5월 영업 성수기···파리 날리는 택시기사들
실제 최근 베이징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시내 도로는 한산하고 거리엔 텅 빈 택시가 돌아다니는 게 다반사다. 중국 한 콜택시 업계 관계자는 지난 16일 중국 증권일보를 통해 "4, 5월은 보통 택시 성수기지만, 코로나19 확산세와 일부 지역 봉쇄 속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선 콜택시 영업이 강제로 중단됐다"고 전했다.
실제 노동절 연휴가 끝난 지난 5일부터 베이징 시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져 봉쇄·관리통제, 임시통제구역으로 지정된 지역 거주민들은 택시호출 앱으로 콜택시를 호출하는 게 아예 불가능해졌다.
콜택시 앱 플랫폼에서 해당 지역에는 아예 차량이 배차되지 않도록 '전자 울타리'를 쳐 원천 봉쇄한 탓이다. 이곳 거주민들은 봉쇄 구역 밖으로 나와야 비로소 택시 호출이 가능하다. 이러한 봉쇄·관리 통제구역은 지난 12일부터는 차오양구 남부, 팡산구, 순이구 등으로 더 확대됐다.
콜택시 호출건수 넉달째 하락세···월 5억건 아래 '뚝'
택시 기사 수입도 반토막이 났다. 베이징의 한 콜택시 기사는 중국 제일재경일보를 통해 "코로나 여파로 비교적 큰 타격을 받았다"며 "하루 수입이 400~500위안(약 9만4000원)으로, 평상시보다 절반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차피 호출도 없고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돼 4월 말부터 반달 동안 아예 택시를 몰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각 콜택시 플랫폼에서는 기사들에게 영업 장려금 등을 지급하는 등 조치도 취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러한 중국 콜택시 업계 상황은 통계 수치에도 반영됐다. 전국 콜택시 관리감독정보 공유플랫폼에 따르면 4월 전국 콜택시 호출 건수는 4억7602만건으로, 전달 대비 11.6%, 전년 동비 37.37% 감소했다. 증권일보는 "전국 콜택시 월 호출건수가 5억건 아래로 내려간 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상하이 봉쇄령 등 여파로 1선 도시에서 콜택시 호출 하락세가 비교적 뚜렷했다고 국태군안증권은 전했다.
올 들어 전국에 산발적인 코로나 확산세로 주요 도시가 봉쇄돼 콜택시 호출건수는 1월 7억400건, 2월 5억5100건, 3월 5억3900건 등으로 매달 감소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월 최고 8억건에 달했던 것과 비교된다. 베이징 준봉쇄 충격이 반영된 5월에도 이러한 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대중교통 막히자···자전거族, 렌트카族 늘었다
중국 자전거 공유서비스업체 하뤄추싱(哈囉出行, 헬로추싱)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일일 평균 자전거 이용량은 4일과 비교해 4.7% 늘었다.
특히 차오양구 남부지역에서 콜택시 운행이 중단된 12일부터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자전거 이용 횟수가 부쩍 늘었다. 헬로추싱은 "기존에 차오양구에서 하루 평균 6500대 자전거가 이용객에 의해 차오양구 밖으로 운행됐는데, 최근 일주일 새 이 숫자가 9800대까지 늘었다"고 전했다.
렌트카 시장도 호황이다. 증권일보는 지난 12일 중국 2대 렌트카 업체 이하이(一嗨) 앱에서 28일 이상 장기 렌트카와 하루 렌트비 최저 99위안짜리 중형세단 렌트카 예약이 모두 끝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