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이날 정책 자문 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개최한 '디지털 경제의 건강한 발전' 민관합동 심포지엄에서 "플랫폼 경제, 민영 경제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디지털 경제가 가져온 변혁에 적응하도록 노력하고 핵심 기술 공방전에서 잘 싸워야 한다"면서 정부와 시장 관계를 잘 구축해 디지털 기업의 국내외 자본시장 상장을 지지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공개한 영상에서 100여명의 정협 위원과 함께, 리옌훙 바이두 창업자, 저우훙위 치후360 창업자, 딩레이 넷이즈(왕이) 최고경영자(CEO) 등의 모습이 함께 포착됐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관영 언론에선 류 부총리의 발언만 짤막하게 보도했을 뿐 회의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중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리스크 완화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회의를 통해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이례적인 공개 지원을 보여줬다"며 "지난해 빅테크에 대한 규제 고삐를 단단히 쥐던 중국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빅테크에 대한 단속을 중단할 것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이 소식에 대형 기술주 주가 동향을 추종하는 항셍테크지수는 17일 6% 가까이 급등했다.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와 징둥의 주가는 7%대 급등세를 보였고, 텐센트 5.26%, 바이두 5.3%, 메이퇀 6.24%, 넷이즈 6.4% 등 대표주 주가가 일제히 치솟았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 2020년 말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무질서한 자본 팽창을 막을 것임을 강조하면서 본격적으로 빅테크 규제 고삐를 조여왔다. 1년여간 이어진 규제 폭풍에 더해 코로나19 봉쇄령,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 뉴욕증시 퇴출 우려 확산 등으로 빅테크들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빅테크 주가도 폭락을 면치 못했다. 2020년 10월까지만 해도 300홍콩달러에 가까웠던 알리바바 주가는 18일 기준 88홍콩달러로, 4분의1 수준으로 고꾸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