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15일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한선을 20bp(1bp=0.01%P) 낮춘다고 발표했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현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가 4.6%임을 감안하면, 향후 1주택 구매자의 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4.4%까지 낮아질 수 있단 의미다.
21세기경제보는 "주택대출금 50만 위안을 30년에 걸쳐 갚아야 한다고 가정한다면, 이번 조치로 매달 60위안을 절약할 수 있고, 30년이면 약 2만 위안(약 377만원) 이자를 덜 내도 된다"고 추산했다.
부동산은 중국 경제의 25~30%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 경기 하방 압력 속 부동산 경기마저 침체되자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신호는 각종 통계 지표에서 이미 드러났다.
주택 구매 수요가 부진하면서 주택 대출이 저조했다. 13일 인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4월 신규 가계 대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70억 위안 줄었다. 특히 신규 가계 주택담보대출이 605억 위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거래도 침체됐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중국 30개 주요 도시 신규 주택 거래면적과 거래량은 반토막 났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24%, 53.55% 줄어든 816만8600㎡, 7만7500채에 그친 것.
부동산 기업 매출도 곤두박질쳤다. 중국지수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100대 부동산 기업의 1~4월 평균 판매액은 212억2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부채 리스크를 우려한 중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금융 고삐를 조이면서 부동산 기업들이 자금난에 봉착하는 등 침체에 빠졌다. 특히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는 부채난에 빠지면서 파산 위기에 몰렸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올 들어서만 80개 주요 도시는 보조금 지급, 계약금 비중 인하, 구매제한령 완화 등 갖가지 수요 진작 조치를 내놓으며 시장 부양에 힘써왔다. 중국 100여개 도시 지방은행들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20~60bp씩 낮춰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근 코로나 확산세로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봉쇄령이 확산되며 수요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도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기조를 견지하면서도 각 지방정부가 현실에 맞게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 주택 수요를 진작시키는 걸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2020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고삐를 조여온 중국 당국의 정책 변화를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