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기간에 따라 4.5~9.5%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는 이용기간에 따라 금리가 다르게 적용된다.
기간별로 살펴보면 1~7일 구간 이자율은 4.5~7.5%로 대신증권이 가장 낮았고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어 8~15일 구간은 6.1%(NH투자증권)~8.5%(키움증권), 16~30일 구간은 7%(대신증권)~9%(키움증권), 31~60일 구간은 7.5%(대신증권)~9%(키움증권) 등이다.
최장 기간인 180일 초과 구간은 하나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이 각각 8.5%로 금리가 가장 낮았다. 높은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9.5%)와 키움증권(9.5%)이다. 이 밖에도 삼성증권(9.3%)과 KB증권(9.0%)이 9%대 금리를 기록했다.
문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빅 스텝'을 단행하고 연내 추가 빅 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이 올해 5차례 남은 FOMC에서 2~3차례만 추가 빅 스텝을 단행하면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를 웃도는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금리 역전 현상은 통상적으로 국내에서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악재로 작용한다. 결국 한은으로서는 매월 열리는 금통위에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가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높였다가는 증권사가 개미 고혈을 빨아먹는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부 증권사는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이자율 인상을 억제해 왔다"면서도 "기준금리가 이미 1% 오른 상황에서 지속적인 추가 인상이 확실시되는 만큼 언제까지 이자율을 억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증권사가 매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재검토하고 있는 만큼 5월 금통위 이후 인상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많은 증권사는 이미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높이는 추세다. 5월 들어서만 메리츠증권과 대신증권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상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일부터 전 구간에 걸쳐 기준금리는 1bp, 가산금리는 2bp 인상해 0.03%포인트 높였다. 대신증권은 1~7일 구간을 제외한 모든 구간에서 이자율을 0.5%포인트씩 상향했다. 신한금융투자는 6월 2일부터 1~7일, 8~15일, 16~30일 구간 이자율을 0.25%포인트씩 인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