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한글을 품은 동요 노랫말이 동심을 깨운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황준석)은 100번째 어린이날과 세종탄신일(5월 15일)을 맞이하여 어린이의 마음을 노래한 기획특별전 ‘파란 마음 하얀 마음, 어린이 노래’를 오는 9월 12일까지 개최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전시장은 동심의 순간으로 돌아가 동요 노랫말의 소재인 자연과 마을, 그리고 학교에서 뛰놀며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체험하도록 조성되었다.
1부 ‘봄 여름 가을 겨울’에서는 동요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자연을 주제로 한 노랫말을 보고 들을 수 있다. 2부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에서는 놀이 주제의 동작놀이와 말놀이 노래에 담긴 말과 글을 체험할 수 있다. 3부 ‘즐거운 생활’에서는 초등학생이 되면서 배운 1920년대부터 현대까지의 100여 년의 동요 변화상을 실물 자료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정연 학예연구사는 “동요 노랫말에는 그 노래를 불렀던 시절의 시간과 공간이 담겨 있기 마련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노랫말 자체와 어울리는 공간 연출에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전했다.
노랫말 자체를 전시하기 위해 1부에서는 계절별 풍경을 연출하고, 2부에서는 미끄럼틀이 있는 놀이터를 재해석했다.
아이들이 도구를 놓으면 한글이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와 단어가 되는 모습이 흥미롭다. 이정연 학예연구사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한글을 접할 수 있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3부에서는 동요를 배우던 1990년대 학교의 정문부터 창이 있는 복도, 교실을 재현하여 관람객에게 동심을 이끌어 내는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컴퓨터의 대중화와 인터넷,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나타난 세상으로 퍼져나가는 동요의 모습을 상상의 교실 속에서 만들어냈다.
우리나라 창작동요는 1920년대 시작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 창작동요의 시작이 되는 윤극영(1903~1988)의 ‘반달’과 ‘설날’이 수록된 창작동요집 ‘반달’(1926)을 소개한다. 일제강점기에 발표된 ‘반달’과 ‘오빠생각’ 노래를 당시의 음원으로 들을 수 있다.
광복과 함께 만들어졌던 ‘새 나라의 어린이’와 전쟁의 그늘을 담아낸 ‘꽃밭에서’ 등의 노랫말이 동요집과 함께 선보인다. 1983년 MBC 창작동요제가 시작되면서 ‘새싹들이다’, ‘노을’, ‘아기염소’ 등이 큰 인기를 끈 노랫말을 만나보고, 현대의 다양한 매체로 확장된 어린이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아울러 윤석중(1911~2003)에 대한 공간도 준비했다. 윤석중은 평생 1300여 편에 가까운 시를 남겼고 이 가운데 800여 편이 동요로 불리며 현재까지 애창되는 동요 노랫말을 지은 작사가이다.
그간 보기 힘들었던 그의 첫 번째 동요집 ‘윤석중 동요집’(1932)과 첫 번째 동시집 ‘잃어버린 댕기’(1933)를 비롯해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윤석중의 다양한 노랫말을 발견할 기회가 될 것이다.
동요를 통해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다. 아이들을 위해 동요를 계승하고 발전 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생각하게 하는 전시다. 국립한글박물관 전시운영과 유호선 학예연구관은 "이번 전시는 순회전을 계획 중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