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시 기계·정밀화학·자동차부품 분야 타격이 예상된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정부는 인력·융자 지원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CPTPP 가입 신청 관련 산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디지털산업도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수준 높은 디지털 무역 규범이 도입됨에 따라 디지털 헬스·핀테크·에듀테크 등 디지털 글로벌 강소기업 성장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PTPP 규범에는 전자서명 법적 효력 인정과 무역 행정문서 전자적 제공, 중소기업 전자상거래 애로 해소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기계·정밀화학·자동차부품 업계는 다소 피해가 있을 것으로 봤다. 산업계 관계자들은 "일본과 기술 격차가 있는 기계·정밀화학·자동차부품 분야 중소기업은 CPTPP 가입에 따라 일정 부분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인 경쟁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정부는 관련 보완책 마련을 약속했다. 여 본부장은 "추가 시장 개방으로 산업계 부담이 일부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상 전략을 고민하고, 충분한 보완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CPTPP 피해가 예상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신산업 분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력과 융자, 연구·개발(R&D)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디지털화와 그린화 등 인프라 지원 등도 검토 중이다. 대기업 협력을 강화해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국산 핵심 품목은 판로도 확보해줄 예정이다.
여 본부장은 "10년 전 산업·농업계 우려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담대한 도전을 선택했고 이는 양국 교역과 투자 증진에 이바지했다"며 "CPTPP 가입도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서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과 협력 파트너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CPTPP는 전 세계 경제 규모에서 13%, 무역에서는 15%를 차지하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현재 일본·호주·뉴질랜드·캐나다·멕시코·페루·베트남·싱가포르 등 11개국이 가입해 있다. 지난해 중국과 대만, 영국, 에콰도르도 가입을 신청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5일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CPTPP 가입 추진 계획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서면 의결하며 가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