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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부엌> 표지 [사진=시그마북스]
“엄마가 김밥을 준비하는 날은 고소한 냄새가 나를 깨운다.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한 채 썰지도 않은 통김밥을 한 줄 먹고, 집을 나서기 전에 또 꽁다리를 몇 개 주워 먹는다.”
시그마북스에서 오는 15일 출간하는 <엄마의 부엌>(진채경 지음·선민화 그림)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차렸던 엄마와 뒤늦게 엄마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고 그리워하는 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 진채경은 이제는 치매 때문에 더는 음식을 할 수 없게 된 엄마를 보며, 자신을 키워주고 따뜻하게 보듬어주었던 엄마의 부엌을 떠올린다.
오랜 추억에는 오롯이 자리 잡은 음식이 있다.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문득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비싼 재료가 들어간 것도 모양새가 화려한 것도 아니지만 먹고 나면 나를 포근히 감싸주는 음식이 있다. 그리고 그런 음식에는 어렸을 적 엄마가 손수 만들어주신, 엄마의 손맛이 들어간 집밥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꽤 많은 세월 동안 엄마가 해준 밥을 먹었지만 그동안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 특별함은 더는 엄마의 집밥을 먹을 수 없어졌을 때 불현듯 나타난다.
냉장고 가득 채워져 있던 색색의 나물 반찬, 이제 막 완성되어 뜨끈하고 구수한 밥 냄새, 허리 한 번 펴지 못하고 온종일 쭈그려 앉아 속을 채운 김장김치, 이 모든 것이 나와 엄마만의 추억이다.
음식을 통해 엄마와의 추억을 되짚는다. 들깨미역국·돈가스·김밥·김 등 엄마가 손수 해주셨던 음식뿐 아니라 엄마와 함께했던 음식들을 통해 추억을 회상한다.
저자는 “평범하고, 흔하디흔하지만 나를 위로하고 따뜻하게 품어주는 음식들, 이 음식들 덕분에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