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2.39%를 기록하면서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를 잠시 추월했다. 두 국채 간 금리 차는 -0.03%포인트까지 떨어진 뒤 10년물 국채 금리가 반등하며 0~0.05%포인트 수준으로 돌아갔다.
블룸버그는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 국채 금리를 잠시 웃돌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견해에 힘을 실었다”고 지적했다.
단기 국채 금리가 장기 국채 금리보다 높아지는 장단기 금리 차 역전 현상은 통상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통한다. 국채 금리는 만기가 길수록 미래 상황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 때문에 장기 국채 금리가 높게 형성된다. 그러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 자금이 장기 국채로 쏠리며 가격은 상승하고 금리는 떨어진다.
웨스턴 유니언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선임분석가는 “2년물과 10년물 국채의 움직임은 연준이 경기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시장의 긴장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최근 5년물과 10년물 국채 금리, 5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 사이에서도 각각 역전 현상이 발생한 점을 짚으며, 장단기 금리 차는 향후 1~2년 안에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경고음으로 간주된다고 전했다.
실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이 운영하는 연준 경제지표 데이터인 프레드(FRED)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붕괴,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등 총 6번의 경기 침체에 앞서 2년물과 10년물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2019년 9월에도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반년 뒤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다만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테파니 로스는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에도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으나 채권 투자자들이 이를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는(2019년 9월 역전은) 거짓 경보로 여길 수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일각에서는 과거와 다르다는 반응도 있다.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며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해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을 억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리처드 번스타인의 마이클 콘토풀로스는 연준이 양적완화를 하지 않았다면 10년물 국채 금리가 약 3.7%에 달하며 2년물과 10년물 간 금리 차는 1.5~2%포인트에 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예측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10년물과 3개월물 간 국채 금리 차가 벌어지고 있는 점도 변수다. 이들 국채 간 금리 차는 현재 1.84%포인트 수준이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로이터 등 외신은 지적한다. 미국에서는 1962년 이후 총 7차례 경기 침체가 있었는데 모든 침체기에 앞서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 차가 역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