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쌍용차 M&A가 쌍용차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에디슨모터스의 잔금 납입 실패로 최종 결렬됐다. 회생 업계에서는 조만간 재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쌍용차 역시 빠른 재매각 의지를 드러냈다.
회생 관련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재무적 투자자(FI)를 모으는 과정에서 키스톤 PE가 빠져나가는 등 삐그덕 거렸다"며 "강성부펀드도 당초 약속했던 자금보다 적게 모으며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계약금을 모두 납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처럼 진단 과정이 없기에 계약 해지 통보가 이뤄진 후 바로 재매각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자동차는 2020년 12월 21일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지난해 인수 협상을 계속 추진했다.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 수의계약이 결렬된 이후 공개매각으로 전환, 지난해 9월 18일 매각에 관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당시 에디슨모터스와 전기차·배터리 제조사 이엘비앤티(ELB&T), 미국 중소 전기차 제조업체 인디(INDI) EV 등 모두 3곳이 참여했으며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은 5000억원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3000억원 △인디EV는 1000억원 가량을 적어냈다.
가격 측면으로는 당연히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이 유리했다. 하지만 이엘비앤티에도 문제가 있었다. 2등과의 가격 차이였다. 당시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한 사모펀드 운용사(PEF) 대표는 "1등과 2등의 가격차이가 크다 보니 투자자들에게서 불만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며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의 투자자들은 승자의 저주를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엘비앤티는 쌍용차의 미래가치와 부지 가치 등을 고려할 때 5000억원은 충분히 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엄연히 추정이다. 경쟁 업체의 판단도 중요하다. 그런데 경쟁업체들이 써낸 가격은 1000억원, 3000억원 등으로 이엘비앤티와 큰 격차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너무 높은 가격을 써낸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의 추정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웠다. 아울러 회생 M&A는 법적 절차로 치러지기에 가격 수정은 불가능했다. 결국 이엘비엔티 컨소시엄은 보증금 30억원을 납부하지 않고 딜에서 빠졌다.
이번 재입찰에서 상황은 달라졌다. 3000억원으로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에디슨모터스가 환기시켰기 때문이다. 3000억원 정도의 인수대금으로는 무담보 상거래 채권단에 돌아갈 대금이 거의 없다. 그들은 채권의 1.75%만 회수할 수 있었다. 1억원의 채권이 175만원으로 쪼그라들 위기에 처했기에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고, 법원에 인수자 교체를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상거래 채권단의 반발과 에디슨모터스의 실패는 재매각 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자리 잡았다. 금융권에서 부실채권(NPL)을 다루듯 한다면 상거래채권단의 거샌 반발이 예상된다. 즉, 무담보 채권자들을 무시해 회수율을 마냥 낮추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그들 중에는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도 있다. 인수기업은 인수 후 통합(PMI) 과정까지 고려해야 한다.
또 하나의 변수는 연구개발(R&D) 비용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연구개발에 1조원 수준의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 금액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고 전해진다. 쌍용차 채권단에게 지급한 금액뿐만 아니라 신규 자금 투입도 상당하기에 황금비율 산정이 요구된다.
회생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을 조달해야 하다 보니 상거래채권단의 요구를 마냥 들어주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디슨모터스는 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계약금이 몰취된다면 계약금 반환 소송도 함께 진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