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쌍쉐는 중고차 장고 중…"실익 계산서 아직 안 나와"

2022-03-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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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를 시작으로 시장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이지만, 르노코리아차와 쌍용차, 한국지엠 등 일명 ‘르쌍쉐’는 한발 물러서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현대차와 기아의 내수 독점 상황에 중고차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중소벤처기업부 생계형적합업종심의위원회가 지난 17일 중고차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시장 진출 채비에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중고차 전담팀을 꾸리고 인프라 마련에 분주하다. 앞서 중고차 사업계획을 통해 연식 5년에 주행거리 10만km 미만, 200여개 품질 항목을 통과한 중고차만 취급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고객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 구매시 할인을 제공하는 보상판매도 계획 중이다. 경기 용인에는 사업자 등록을 마쳤으며, 이르면 4월에 개최할 중소기업 사업조정심의위원회의 중고차 사업범위안을 통해서 사업방향을 최종 조율할 방침이다.

시장점유율은 2022년 2.5%, 2023년 3.6%, 2024년 5.1%로 제시했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대수는 약 250만대로 추산된다. 이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현대차는 올해 6만2500대, 2023년 9만대, 2024년에는 12만7500대 정도의 물량을 소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기아 역시 전북 정읍시에 자동차매매업부터 중고차 매매단지 사업계획안을 신청하며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관련법에서 자동차매매업을 등록하려면 660㎡(약 200평) 규모의 전시장을 보유해야 한다. 정읍은 기아가 보유한 부지 중 해당 조건을 충족한다.

반면 르쌍쉐는 당장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접근할 계획이다. 인증 중고차 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 구축부터 판매에 따른 시너지 창출이 아직까지 불투명하다는 속내다. 특히 중고차 판매가 신차 출시 사이클과 밀접하게 작용하면서 르쌍쉐의 중고차 진입이 큰 효과를 발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꾸준한 신차 출시에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는 물량이 많아 판매 사이클이 빠르다”라며 “그러나 르쌍쉐는 저조한 신차 출시에 현대차‧기아보다 순환 시기가 길고 중고차 상품화 과정에서 투입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고차 시장에서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는 전기차도 르쌍쉐가 약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결과적으로 신차 투입이 원활히 이뤄져야만 중고차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르쌍쉐도 중고차 시장 진출이 아직은 검토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르쌍쉐 한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 진출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금융 이익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처럼 대대적인 준비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면밀히 분석하고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공차공학부 교수는 “진출 시기에 차이가 있겠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어렵사리 뚫은 시장에서 르쌍쉐가 주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라며 “인증중고차 시행으로 중고차 감가율이 약 5% 정도 상승할 수 있으며, 충성고객 관리부터 신차 출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딜러들을 활용하거나 시장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협업에 나선다면 틈새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에 중고차가 주차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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