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데뷔 20주년을 맞이해 슈베르트 후기 소나타로 무대 위에 선다.
임동혁은 3월 1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 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 앨범에 대해 “30대 와서 이 곡을 치게 됐는데, 지금 이게 완벽한 버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그런데 ‘지금 이때쯤 이걸로 액자에 실어서 남겨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라고 생각했다. 지금쯤이면 어디를 나가도 부끄러울 연주로 남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임동혁은 최근 슈베르트가 생애 마지막 해에 작곡한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 중 20번 A장조와 21번 B플랫장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녹음한 6집 앨범을 선보였다. 슈베르트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던 31살 생애 마지막 해에 작곡한 곡들이다.
과거 임동혁은 슈베르트에 대한 특별함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는 “많은 작곡가 중 슈베르트가 가장 잘 맞는 옷이며 큰 일체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임동혁은 어릴 때부터 천재로 통했다. 7세 때 피아노를 시작한 임동혁은 1996년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2위(형 임동민 1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0년 부소니와 하마마쓰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이듬해 롱티보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 200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임동민과 공동 3위), 2007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4위 등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했다.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다고 지난 20년을 되돌아본 임동혁은 “10대부터 20대까지는 시간이 느리게 흘렀고, 그만큼 많은 걸 했다. 20대부터 30대는 더 빨리 지나가더라”라며 “더 나은 음악가가 되는 게 추상적인 목표다. 음악적으로 더 깊고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공부와 연구가 필요한 게 이 직업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동혁은 슈베르트 후기 소나타로 리사이틀을 구성해 오는 5월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 등 전국투어로 관객과 소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