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소법 1년' 금융당국, '연대보증·청약철회' 여신부문 손 본다

2022-03-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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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1년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금소법 여신부문에 대한 손질에 나선다. 특히 법 해석이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 불편을 초래했던 '연대보증'과 금소법 악용 사례로 불렸던 '대출 청약 철회권'을 중심으로 개선사항을 마련할 방침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 등 금융권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상시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TF는 금융소비자정책과가 아닌 가계대출을 전담하는 가계금융과에서 제도개선을 주도하고 있으며, 금융권에서도 여신 담당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TF가 꾸려졌다. 

그동안 금소법 시행 이후에도 금융소비자 보호 취지에 부합하는 금융상품 판매 절차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애매한 법조항 해석이나 실무적용 방법에 대한 마련을 각 판매사별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앞서 금소법 시행 한 달을 맞아 "법 시행 초기 영업 현장의 혼란이 기존 거래 편의 위주의 영업 관행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소비자 보호와 거래 편의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수립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금소법 시행 1년을 맞아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소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됐던 연대 보증이 대표적인 예다. 당국은 불공정 소지가 적고 금융소비자에게 유리한 연대보증을 추가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기계 회사가 은행과 협약해 농기계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농민 대출 연대나 프렌차이즈 본사가 은행과 협약해 가맹점주의 영업자금을 대납하는 연대보증의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금소법은 금융사가 개인이나 법인을 대상으로 대출할 때 제3자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행위를 불공정 영업행위로 간주해 원칙적으로 금지해왔다. 대신 시행령에다 예외규정을 두고 금융위가 정하는 금소법 감독규정에 위임했다. 금융위가 법적으로 가능한 행위를 열거하는 식인데 자율적 해석 권한이 없는 금융사는 사례별로 일일이 당국에 자문해왔다. 이번 기회에 금융당국은 현장에서 나온 질의를 토대로 연대보증 관련 구체적인 사례 범위를 넓히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일부 금융소비자들의 금소법 악용 사례로 불렸던 대출 청약 철회권에 대한 대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청약철회권은 소비자가 금융상품을 계약했다가 대출금 수령일을 포함해 15일 내에 위약금 없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러나 금소법 시행 후 '청약철회권'을 공모주 청약, 주택 매매 시 급전 창구로 활용하는 금융소비자가 늘어나 은행과 당국은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와 관련해 청약 철회권을 부여하되 횟수 제한을 두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은행들은 감독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청약철회권을 남용한 금융소비자에게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지만 선택사항에 불과해 현실 적용이 쉽지 않았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소법 시행 후 신설된 소비자 권리 사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국내 은행 19곳에서 소비자들이 행사한 청약철회권은 총7만8831건(약 1조270억원)으로 이 가운데 6개월간 대출을 받았다 취소한 사례는 7만1493건에 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악용 사례로 언급됐던 만큼 청약 철회권도 살펴보고 있으며 금소법 전반을 두고 개선 필요성이 있는 사항들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면서 "TF를 꾸려 금융권 실무자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하며 협의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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