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K-만두' 격전지 미국서 한판 붙는다

2022-01-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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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냉동만두 수출액 6371만 달러 '역대 최고'

현지 공장 준공·제품 생산·유통 채널 확대 박차

[사진=CJ제일제당]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식품업계가 올해 미국에서 격돌한다. CJ제일제당과 풀무원 등 주요 냉동만두업체들은 미국 현지 공장 준공과 제품 생산, 채널 확대,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건(채식) 트렌드에 맞춰 관련 제품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29일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만두 수출액은 6371만 달러로 전년 5089만 달러 대비 25.2% 증가했다. 역대 최고 수출액이다.
 
2016년 2194만 달러에 불과했던 냉동만두 수출액은 2017년 2392만 달러, 2018년 3135만 달러, 2019년 3481만 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최대 수출 시장은 미국, 일본, 베트남 등이다. 미국의 경우 작년 1061만 달러로 전체 냉동만두 수출의 16.7%를 차지한다. 2017년 냉동만두 미국 수출액이 576만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4년 만에 84.2% 오른 수치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식 냉동만두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식품업체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 풀무원, 얄피만두 美 현지 생산…“만두사업 본격화”
 풀무원은 28일 미국 내 만두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무기는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 얇은피 열풍을 불러온 ‘얇은피 꽉찬속 만두(이하 얄피만두)’다. 얄피만두를 미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현지 최대 규모 아시안 슈퍼마켓 ‘H마트’에 입점한다는 계획이다.
 
풀무원USA는 그동안 두부와 김치를 포함한 식물성 재료로 속을 채운 ‘얇은피 꽉찬속 김치만두’를 미국 대형마트와 아시안 마켓에서 판매해 왔다. 현지에서 늘어나는 만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얄피만두 2종(고기만두, 김치 고기만두)을 내놓는다. 풀무원USA는 미국 냉동만두 시장에 총 3종의 얄피만두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
 
풀무원USA의 냉동만두 매출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연평균 9.4% 성장 중이다. 풀무원USA는 이번 얄피만두 2종 출시를 통해 얄피만두를 미국에서도 풀무원의 대표 만두 품목으로 육성하고, 나아가 미국 만두 시장을 얇은피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목표다.
 
새롭게 출시된 얄피만두 2종은 이달 중순 출고를 시작해 현지 아시안 슈퍼마켓 매장에서 구입 가능하다. 특히 미국 전역에 매장을 둔 아시안 슈퍼마켓 유통업체인 H마트에 입점해 본격적인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박혜상 풀무원USA 아시안 카테고리 마케팅팀 PM(프로덕트 매니저)은 “한국에서 검증된 얄피만두의 제품력이 미국 냉동만두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온·오프라인에 걸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얄피만두를 풀무원USA의 대표 만두 품목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풀무원]

 
◆ CJ, 글로벌만두기술센터 세우고 해외 생산기지에 이식
CJ제일제당은 일찌감치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미국 만두 시장을 공략 중이다. 2020년 비비고만두 전체 매출은 1조3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35%가 한국에서, 다른 40%가 미국에서 팔렸다.
 
CJ제일제당은 진출 초기부터 코스트코에 진입하면서 메인스트림 시장을 공략했다.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한입 크기의 ‘비비고 미니완탕’에 집중하면서도 ‘만두(Mandu)’로 표기한 제품을 지속 노출시켜 친밀도를 넓혀갔다.
 
2015년에는 현지 소비자 트렌드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별도의 만두 연구개발(R&D) 조직을 신설했다. 2018년부터는 한국 스타일의 만두를 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했다. 그 결과 2016년부터는 미국에서 25년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던 ‘링링’을 꺾고 1위를 차지했다. 현재 미국에서 24%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소비자들에게 ‘만두’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현지 만두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생산 인프라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중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약 56만㎡ 규모의 생산부지를 확정하고,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생산공장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수폴스 생산기지는 CJ제일제당의 미국 내 23번째 공장이자, 8번째 만두 전용 공장이 된다. CJ제일제당은 2020년에도 버몬트주에 생산기지 하나를 신설했다. CJ제일제당의 미국 전역 만두 생산라인 가동률은 90%를 오르내린다.
 
CJ제일제당은 이달 초 K-푸드 영토확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본사를 글로벌 HQ와 한국식품사업으로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글로벌 HQ는 마케팅과 R&D, 생산 등 국내와 해외 전 지역 사업을 효과적으로 관리한다. 또 글로벌 HQ 산하에 식품성장추진실을 신설하고 만두, 치킨, 김, 김치, K소스, 가공밥 등 6대 글로벌 전략 제품(GSP)을 육성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품생산본부 산하에 신설된 글로벌만두기술센터를 통해 비비고만의 만두 설비와 표준패키지를 만들고 이를 해외 생산기지에 이식하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비비고 만두의 맛과 품질이 표준화되고 역량이 내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신세계푸드, 식물성 대체육 활용 만두 개발 매진
신세계푸드는 수출용 비건 제품인 ‘올반 미트프리 만두’ 라인업과 수출 국가를 확대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수출제품 4종 이외에 ‘새우 왕교자’ ‘바삭한 군만두’ ‘메밀지짐 만두’ 등 3종을 개발해 모두 7종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수출 대상국은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중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이다. 수출 비중 중 미국이 50%로 가장 많다. 뉴질랜드 20%, 싱가포르 10%, 인도네시아 10% 등 순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2020년 처음 수출된 올반 미트프리 4종의 지난해 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며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 출시와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신세계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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