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별좌담회] 차기 정부, 부동산 안정화 시키려면…"1순위 과제, 단연 세금"

2022-01-20 18:00
  • 글자크기 설정

"취득세·양도세·보유세 강화 정책 전면 수정 필요"

"강남은 불패 신화…대구 등 공급 많은 곳은 주의"

[사진=연합뉴스]


지난해는 부동산(不動産)으로 분류되는 모든 물건이 폭등하는 시기였다.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던 빌라나 오피스텔도 덩달아 올랐다. 이후엔 생활형 숙박시설 같은 대체투자 상품까지 '없어서 못 사는' 상황이 됐다.

정부가 뒤늦게 공급을 늘리고 돈줄 죄기에 나섰지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정책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라는 높은 장애물이 있는 만큼 '이지 머니(easy money)' 시대는 끝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아울러 세 부담을 완화시키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시장 안정화는 장담하지 못한다고 일관되게 지적했다.
 
최근 집값이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국면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이에 대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상·하반기 집값 전망을 어떻게 예상하나.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이하 고) = 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집값 고점에 대한 인식 확산, 대선 불확실성,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기 악화 가능성 등 복합 요인으로 매수세 감소-매매가격 상승폭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는 매수자, 매도자 모두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매가격은 1~3%가량 강보합세가 전망된다. 다만 새 정부가 출범하는 하반기 이후에는 부동산 정책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개연성이 높다. 현재로선 '상고하저'가 예상된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이하 서) =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있고, 대출 규제와 임대차 3법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 통계 왜곡 현상도 있다. 대출 규제, 국내 금리 인상, 미국 테이퍼링 종료 시점 조정 등 영향으로 일부 조정은 받겠지만 우상향 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엔 조정이 이루어지고 하반기에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울기 자체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상향하더라도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 지역 내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이하 이) = 연말 연초는 원래 비수기다. 3·9 대선 불확실성에 따른 결정 지연 수요도 제법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은 종합부동산세 영향으로 일반적으로 상저하고 패턴으로 움직인다.

박일규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이하 박) = 대선과 지선이 끝나면 개발 친화적 정책들이 나올 것이고, 보유세 부담 완화 등 시장을 자극할 요인이 많다.

그럼에도 대출금리 인상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수요를 창출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종부세 부담에 따른 증여도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보기 때문에 사실상 작년과 같이 20·30대가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올해 어느 지역에서 가격 상승 혹은 하락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나.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정부의 1가구 1주택 정책으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심화되면서 강남·서초·송파와 동작·강동까지 강남 5구는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구와 청주 등 아파트 공급이 많은 지방 도시에서는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 재건축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1기 신도시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 올해는 집값 고점 혹은 변곡점을 맞을 개연성이 높고 시장에 급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자산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은 성장 지역과 똘똘한 한 채로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건축이 진행되는 강남권 재정비 지구와 신설 역세권이 유망해 보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외곽 지역 중 최근에 집값이 과도하게 상승한 지역과 지방은 하락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 서울에서는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강남 3구를 중심으로 강보합세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1기 신도시 고밀화 이슈에 따라 정치권을 중심으로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해당 지역 주택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입주 예정 물량이 많은 세종, 대구, 인천 지역은 주의해야 할 지역이다.
 
차기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 임대차법 시행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려고 해도 기존 임차인이 있기 때문에 거래가 어렵다. 매매가 이뤄지면 매수인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급격한 세금 증가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공시지가 현실화 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세율 인하를 통한 조세 부담을 줄여야 한다. 매수 억제(취득세 중과), 매도 억제(양도소득세 중과), 보유 억제(재산세·종부세 중과) 정책을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

= 우선 임대사업자 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 재건축을 해야 하는데 당장 임대 물량을 공급할 곳이 여의치 않다.

세제 완화도 필요한 정책이다. 현재는 취득세도, 종부세도, 양도세도 강화해 아무도 못 움직이게 만들었다.

= 문재인 정부의 집값 급등 원인은 공급 부족, 규제 일변도 정책의 부작용, 금리 인하와 유동성 급증,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의 광범위한 확산이 주범이다. 

따라서 새 정부는 공급 증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장단기 공급 확대 정책과 세금, 대출, 거주 제한 등 과도한 규제를 개혁하기 위한 규제 조정을 내놓는 정책 대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 차기 정부에서는 새로운 대책을 만드는 것보다는 지금까지 발표한 공급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3기 신도시 실행 속도를 높여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대선과 관련해 세제 개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실효성 차원에서는 다소 의문점이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완화와 같은 정책이 시장에 매물이 많이 나오게 할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많다. 현 가격 수준을 시장에서 소화해줄지 알 수 없다.
 
내년 공공·민간 주택 공급 상황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 국토교통부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21년 32만2000가구에서 2022년 35만7000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지만 수요자가 원하는 곳, 가격이 급등한 서울·수도권 입주 물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공공주택은 대선 후 공약 이행으로 증가하겠지만 민간은 공급이 급격하게 증가하긴 어렵다.

= 올해는 서울 등 수도권 신규 입주 물량은 감소하는 반면 분양 물량은 약 42만가구로 풍성한 편이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충분히 이어질 것으로 보여 분양시장 위주로 공급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공급이 2021년보다는 줄어들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공공주택은 매해 적었다. 결국 공급은 민간이 담당하는 일이다.

= 정부가 올해 46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서울에서 주택 공급 확대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3만8800가구로 전년보다 오히려 1만8000가구가량 줄어든다. 수도권 준공 물량도 전년 대비 약 20% 감소해 공급을 통한 집값 하락을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
 
재테크적인 측면에서 아파트나 빌라보다 상업용 부동산이 유망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올해 어떤 상품에 주목하는 것이 좋을까.

= 서울 저층 주거지 재개발 활성화 정책에 따라 재개발 가능 지역에 있는 빌라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는 입지가 좋은 오피스텔을 고려해볼 만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된다면 상가도 추천한다.

= 2014년 이후 6년 이상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용 부동산 시장이 장기 급등함에 따라 시중 부동자금이 상가, 꼬마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과 리츠, 펀드와 같은 부동산 간접상품으로 이동했다. 3기 신도시 등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보상자금 절반은 강남권 아파트와 재건축·재개발 및 인근 지역 토지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 오피스텔이 그동안 시각과는 다른 방식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오피스텔이 꽤 고난도 상품이라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 상업용 부동산은 주거용 부동산과 달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없기 때문에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같은 정부 규제도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어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실률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가격이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과 대수선을 통한 매매차익을 높이려는 투자 수요도 늘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투자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높아진 매매가격과 낮은 임차수익 부담이 고스란히 신규 매수자에게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로는 임차료 수준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