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7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라고 밝혔다. 추정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며 "검수사격시험은 생산·장비(배치)되고 있는 전술유도탄들을 선택적으로 검열하고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하지 않았다.
통신은 "우리나라 서부지구에서 발사된 2발의 전술유도탄은 조선 동해상의 섬 목표를 정밀타격했다"면서 "국방과학원은 생산되는 이 무기체계의 정확성과 안전성, 운용 효과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서부지구에서 발사한 전술유도탄'은 '북한판 에이테킴스'로 불리는 단거리 지대지미사일 KN-24로 파악된다. 북한의 KN-24 발사는 이번이 네 번째로, 2020년 3월 21일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생산된 장비 중 무작위로 골라 실사격을 했을 때 품질 검사를 통과했다는 의미로, 북한은 KN-24 생산 수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당시와 같은 표적을 다른 장소에서 다른 종류의 미사일로 명중시키는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을 볼 때, 북한이 장소와 방식을 달리해 기습적으로 목표를 타격하는 훈련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에서 발사하면 충남 계룡대의 육해공군본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400㎞ 안팎)이며 정점 고도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최저 요격고도(50㎞)보다 낮아 대응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인 3월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3월 한국에서 대선이 실시되고 11월 미국에 중간선거가 치러지면서 북한도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군사 도발 시기를 조율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어 '벼랑 끝 전술'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마지막 핵실험을 실시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사실상 사전에 자신들의 계획을 투명하게 다 공개해놓고, 이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문제는 이를 뻔히 알고서도 한·미가 북한의 도발을 제어할 수 있는 실효적 수단이 없고, 북한이 요구하는 대화와 협상의 선제조건들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상당 기간 ‘악순환의 악순환’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보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법 찾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