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실감콘텐츠는 아이의 상상력을 깨웠다.
밟으면 흩어지는 꽃잎 위에서 한 아이는 자신이 지나온 길을 보기 위해 한참 동안 뒤로만 걸었다. 이 모습을 신기하게 지켜보던 다른 아이는 꽃길로 하트 모양을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뛰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소설처럼 도심 지하철역이 ‘신비한 놀이터’로 변했다.
지난해 12월 17일 ‘광화시대’의 첫 번째 콘텐츠로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의 실시간 공연 ‘광화풍류’를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 2차로 ‘광화원’과 ‘광화인’을 공개했다.
전시는 일상 속 휴식을 제공했다. 관계자는 “주말인 지난 15일과 16일 약 1000명이 방문했다”라며 “특히나 가족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았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실감콘텐츠를 신기해 하는 모습에서 동심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귀띔했다.
‘광화원’은 도심 속 휴식과 회복의 정원이다. ‘생명의 빛’, ‘소통의 빛’, ‘영원의 빛’이라는 3가지 주제로 실감형 미디어아트 총 8종을 전시해 관람객들에게 치유와 명상의 시간을 제공했다.
‘영원한 생명력’은 빛이 그린 끊임없이 피고 지는 꽃의 생성과 순환의 모습이 음악과 함께 확장되는 정원이다.
관람객의 움직임은 정원의 생명을 더하는 영원의 빛이 되어 생명을 생성시킨다는 설명이 작품을 즐기면서 노는 아이들을 보니 이해가 됐다.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그룹 ‘유니버설 에브리싱(Universal Everything)’은 새는 사람보다 더욱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색을 볼 수 있다는 지식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새로운 지평’ 1편과, 디지털 코드에서 탄생한 독특한 크리처들(Creature)의 끊임없는 행렬인 ‘새로운 지평’ 2편을 선보였다.
독일 매체 작가 ‘티모 헬거트(Timo Helgert)’는 광화문에서 뻗어 나온 자연의 싱그러운 힘이 전 세계의 도시로 퍼져나가며 연결된 하나의 세상을 보여준다. 인도, 프랑스, 미국의 도시를 거쳐 돌아온 세계가 하나의 자연으로 연결된다.
더불어 5세대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경주와 서울 한강의 실시간 기상상황(바람, 온도, 습도)에 따라 변하는 영상과 자연의 소리를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말들’ 작품은 언어를 통해 치유를 선사한다.
‘광화인’은 심층학습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집약한 공간이다. 실존 인물의 영상과 음성을 합성해 촬영한 후, 심층학습을 통해 인공지능 인간으로 재탄생시켰다.
3차원(3D) 360도 입체영상 기법으로 촬영한 시각적 모델 영상은 마치 실제 인물과 한 공간에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체험자는 원통 형태의 체험관에서 인공지능 모델과 광화문 인근의 문화유산, 주변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4개 국어(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소통할 수 있다.
인공지능 인간의 한국어 모델로는 그룹 ‘샤이니(SHINee)’의 민호가, 영어 모델로는 인기 방송 프로그램 ‘미스트롯’으로 잘 알려진 마리아(Maria)가 참여했다. 관광지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일상 대화도 가능하다.
‘광화원’과 ‘광화인’은 개관 이후 연중무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다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 완료자 또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 지참자에 한해 입장할 수 있으며, ‘광화원’은 동시 관람 인원을 최대 10명으로 제한하고 ‘광화인’은 15분 단위로 4명씩 관람할 수 있다. 누리집을 통한 사전 관람예약과 현장 신청 모두 가능하다.
문체부의 2022년 예산을 보면 지식재산(IP) 연계 실감형 콘텐츠 제작 및 체험 지원(60억원),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지원(204억원) 등 실감콘텐츠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한 연구개발과 저작권 문제도 중요하다. 문체부와 콘진원은 1월 17일 “165억원 규모의 ‘2022년 문화체육관광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공고하고, 다년도 지정과제를 수행할 연구개발기관을 모집한다”라고 밝혔다.
저작권 분야 신규사업으로는 소프트웨어 저작권 연구개발 ,차세대 실감콘텐츠 저작권 핵심기술개발로 60억원 규모 6개 과제를 공모한다. 콘진원은 “해당 사업은 저작권 분쟁 대응 및 공정한 SW 저작권 생태계 조성과 뉴미디어 플랫폼 확산 대비를 위한 저작권 선도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