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사는 시(郗)씨가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을 통해 한 말이다. 그는 은퇴한 자매들과 함께 일주일에 3번 정도 대낮에 시내 인근의 한 KTV를 즐겨 찾는다. KTV 가서 노래 부르는 게 그의 은퇴 후 생활의 낙 중 하나다.
젊은층 빈자리를 7080세대가 채우며 노래방 '큰손'으로
중국에는 시씨처럼 은퇴 후 여가생활 중 하나로 KTV를 찾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 KTV는 중국식 노래방이다. 최근 젊은층 발길이 끊기며 망해가던 KTV 노래방들은 소비 큰손인 노인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맞춤형 서비스까지 제공할 정도다.게다가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노래방 전용 앱을 깔면 어디서든 노래방에서처럼 마음껏 노래를 부를 수 있으니 굳이 KTV를 찾을 필요도 줄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온라인 KTV앱 이용자 수는 2019년 4분기 2억8200만명에 달했다. 이 중 주력 소비군은 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 즉 '주우허우(95後)'였다.
중국 내 스마트폰 보급으로 KTV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폐업하는 업체들도 속출했다. 중국 CCTV에 따르면 2015년 전국 12만개에 달했던 KTV 사업장 숫자는 현재 5만개로 줄었고, 방문객 수도 70~80% 줄었다.
반면 과거 손주나 키우고 가사일만 하던 은퇴 노인들은 차츰 오락생활에 눈뜨기 시작했다. 그들은 굳이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KTV를 일종의 휴식과 사교 공간으로 여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중국 사회의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노인 인구가 늘고, 노인들의 소비력이 향상된 것도 이유다.
중국 에이지클럽 조사에 따르면 대낮에 KTV 이용하는 노인층 대부분은 친인척, 친구, 이웃, 노인대학 동기나 전 직장동료들과 함께 방문한다. 일반적으로 3~7명이 함께 방문하며, 한 번 올 때마다 3~6시간씩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장무를 노래방에서···" 老心 잡기 나선 KTV
KTV마다 노인 경로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노인들이 좋아할 만한 고전가곡, 민가, 광장무 노래 등을 곡목 리스트에 추가했다.
중국의 또 다른 KTV 브랜드인 미러싱환러(米樂星歡樂)는 노년층 고객에게 밀가루, 계란, 식용유 등 생활용품을 무료로 증정하는가 하면, 노인들이 중간중간 간단히 데워 먹을 수 있는 간편식 도시락도 서비스한다.
또 노인들의 안전을 위해 모든 룸에는 계단이나 무대 등 장치도 모두 없애고 고혈압제와 같은 약물도 상시로 구비하고 있다. 노래방을 처음 방문하는 노인들을 위해 KTV 기기 이용방법을 설명해주는 노인 전용 서비스 직원을 설치하는 건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