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현재 배급사도 별다른 홍보 없이 몸을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 과도한 기대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주중 한국문화원 등에 따르면 배우 이영애와 송승헌 주연의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사임당)'가 지난 4일부터 중국에서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촉발된 이후 한류 콘텐츠 보급이 막힌 상태였다.
사임당 방영과 관련해 한국문화원 측은 "2016년 11월 광전총국(미디어 감독 당국) 심의를 마쳤는데 한한령이 강화되면서 방송 및 온라인 서비스를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후난위러와 망고TV에서 동시에 서비스를 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한국 영화 '오! 문희' 상영이 허가된 바 있다. 이에 따라 6년간 지속된 한한령이 해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 개최 예정인 한·중 간 화상 정상회담을 의식한 중국 측의 성의 표시라는 말도 나온다.
다만 중국 내에서는 호의적이지 않은 여론도 감지된다. 사임당 방영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 등에 다양한 의견을 개진 중이다.
한 누리꾼이 "사임당은 한한령 취소로 제일 먼저 혜택을 받은 작품"이라는 글을 남기자 또 다른 누리꾼은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무슨 근거로 그들(한국)에게 방영권과 이익을 주는가"라고 맞받아쳤다.
"중·한 경제 협력을 생각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 "한국은 툭하면 중국 자본이 투자한 작품에 'CN(차이나)' 딱지를 붙여 보이콧한다"는 반박이 엇갈리기도 했다.
드라마 사임당은 망고와 잉황, 그룹에이트 등 다수의 중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공동 투자해 제작됐다.
향후 한류 콘텐츠가 대규모로 중국에 상륙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배급사인 망고TV는 자체 플랫폼 내 드라마 항목에 사임당을 추가했지만, 작품 관련 정보는 거의 소개하지 않고 있다. 별도의 마케팅 활동도 없다.
이에 대해 중국의 한 문화계 관계자는 "몸을 낮추고 조용히 재고 밀어내기를 하겠다는 게 망고TV의 입장 같다"고 전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이전처럼 중국에서 인기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 연예 매체인 잉스두서(影視獨舌)는 "경제적 이익이 크지 않고 예측하기 어려운 당국 및 여론 리스크를 감안할 때 중·한 합작 콘텐츠의 전망이 그리 낙관적이진 않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류가 돌아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류가 유행하던) 그때의 시장도 아니고 예전의 관객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