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악뮤 이찬혁 "쇼미더머니가 세상을 망친다"...제작진의 생각은?

2022-01-0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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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 최효진 CP, 박소정 PD 인터뷰

과거 힙합을 생각하면 부정적인 시선들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쇼미더머니가 나왔고 장장 10년간 많은 래퍼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다양한 곳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쇼미더머니10에 악뮤 이찬혁이 나와서 “쇼미더머니
가 세상을 망친다”는 발언을 해서 화제가 됐다. 이런 말을 들은 쇼미더머니 제작진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쇼미더머니 제작진 최효진CP, 박소정PD와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효진 CP [사진=엠넷]

Q. 시대에 따라서 참가자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와 대중이 듣고 싶은 음악이 바뀌는 것 같은데요. 이번 쇼미더머니에서 가장 공통적으로 나온 이야기와 이전 쇼미와 가장 달랐던 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참가자들이 유독 많았던 시즌이라고 생각해요. 씬에서의 외면이 녹화장에서까지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였던 조광일이 점점 밝아지는 모습, 서른이 되어 생계와 음악을 저울질해야 했던 신스가 점점 확신에 가득차는 모습, 엄청난 인기를 얻었지만 차분히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쌓아간 비오의 모습, 사람 좋은 예술가 쿤타가 염따와 토일을 만나 뜨거운 우정 속에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는 모습, 진정한 자아를 발견해 나갔던 소코도모, 새로운 계기를 찾아내고 눈을 반짝였던 베이식, 언제나 세상과 싸워야 했지만 든든한 아군을 얻게 된 머드더스튜던트, 매회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아넌 딜라이트 등. 각자 개성이 뚜렷하고 명확한 이야기를 가진 친구들이라 쇼미가 진행되는 동안 그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리는 것도 모두 흥미롭고 신나는 작업이었어요.
 

Q. 쇼미더머니를 통해 힙합의 인식과 힙합신이 어떻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이번 쇼미더머니에서 가장 큰 성장을 한 모습을 보여준 래퍼는 누구인가요?

A. 쇼미 초창기에는 힙합씬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았지만 쇼미도 자체적으로 오랜 시간 진화해왔고 이제는 쇼미의 긍정적인 부분들을 많은 힙합 아티스트들이 인정하는 시각으로 바라봐주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쇼미를 보고 자란 친구들이 꿈을 키우고 쇼미에 지원하는 경우도 많아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이번 시즌 쇼미의 키워드가 ‘성장’으로도 꼽혀질 만큼 참가한 래퍼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을 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그 중 비오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면, 2차예선에서 비오가 Counting Stars를 불렀을 때 프로듀서들 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제작진과 스태프들 모두가 놀랐습니다. 실제 방송에도 공간감 작업 외에 아무런 보정 없이 나갔지만 음정, 음색, 멜로디, 가사가 모두 완벽해서 녹화 현장에 있던 모두에게 소름 돋을 정도의 감동을 줬습니다. 하지만 방송에 나왔듯 본인 멘탈이 약해서 고민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었고, Counting Stars로 급격한 인기를 얻으면서 굉장히 버거워 한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이 모든 압박을 이겨내고 무대 매너나 음악적으로 매번 쑥쑥 성장했고, 프로듀서들의 작은 조언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반영해 내서 별명이 ‘스펀지’일 정도였거든요. 멘탈적으로나 음악인으로서 한층 성장해 나간 모습을 봤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래퍼예요.
 

박소정 PD [사진=엠넷]


Q.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쇼미더머니가 변함없이 추구하는 가치와 시대에 따라 변화한 모습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A.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여전히 변하지 않은 건 래퍼들의 개성입니다.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래퍼들이 갖는 매력은 상당해요. 그들의 가사를 보다 보면 여전히 훌륭한 시인들이고 센스있는 가사나 음악에 깜짝 놀랄 때도 많아요. 참가하는 래퍼들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음악, 그리고 좋은 무대를 쇼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 <쇼미더머니>가 변함없이 추구하는 바예요. 반면 확실히 많이 변한 건 음악의 트렌드와 스타일이에요. 쇼미가 아니었더라도 힙합 음악은 워낙 스타일리쉬하고 트렌디한 음악 장르기 때문에 결국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쇼미와 힙합 음악이 함께 발 맞춰 걸으면서 트렌디한 음악을 꾸준히 담아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쇼미 초창기에는 힙합씬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았지만 쇼미도 자체적으로 오랜 시간 진화해왔고 이제는 쇼미의 긍정적인 부분들을 많은 힙합 아티스트들이 인정하는 시각으로 바라봐주시는 것도 많이 변한 지점이 되겠네요.
 

Q. 방송에 나오지 않았던 장면 중에 기억에 남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A. 녹화가 끝나고 보통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가장 오랫동안 진행하는 프로듀서 팀이 있었는데요. 바로 개코 & 코드쿤스트 프로듀서였어요. 개코 & 코드쿤스트 프로듀서는 개그 욕심이 많고 두 분의 티키타카가 대단해서 이른바 ‘드립의 향연’이라 칭할 수 있을 정도에요. 보통은 다들 짧게 인터뷰를 하고 빨리 집에 가고 싶어하는데 두 분은 가장 길게 인터뷰를 하실 정도로 <쇼미더머니>에 재미를 담당해 주셨어요. 어록을 만들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았지만 다 담지 못해 안타까운 적이 많았어요. 특히 요즘 코드쿤스트 프로듀서가 ‘웃수저’로 유명한데 그냥 만들어진 웃수저가 아니라 ‘꾸준히 노력하는 웃수저’라는 점을 꼭 알아주셨으면 해요.
 

쇼미더머니 방송화면 [사진=엠넷]

Q. 쇼미가 세상을 망쳤다는 이찬혁 군의 말에 대해서 제작진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이번에 이찬혁이라는 아티스트를 처음 뵈었는데요, 위트와 무대 매너가 상당한 아티스트인 것 같아요. 악동뮤지션과 이찬혁 아티스트가 지향하는 음악과 메시지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마 경쟁 사회에 대한 메타포적 은유로 나온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요. 쇼미가 그만큼 시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는 말로 해석한다면, 앞으로는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노력해야죠. 쇼미더머니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갖고 밤낮 고생하시는 수백명의 제작진과 스태프분들이 계신데 그분들께서 혹시라도 이 가사를 보고 너무 자책은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은 있습니다.
 

Q. 쇼미10은 다른 시즌과 달랐다는 말들이 많습니다. 프로듀서의 노력과 참가자들의 열정을 소개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요?

A. 결국 쇼미는 출연하는 분들이 그 시즌의 결을 만들어 가게 되는데 이번 시즌 촬영을 진행하다 보니 프로듀서들과 참가자들이 모두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성격들이라 더욱 진솔하고 인간적인 무드가 형성된 것 같아요. 프로듀서들 모두 타 팀 참가자들한테도 관심과 애정이 가득해서 사실상 모두 한 팀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거든요. 제작진끼리도 방송이 다 끝난 후 이번 시즌은 특히 프로듀서들도 참가한 래퍼들도 다들 순하고 따뜻하고 서로 잘 챙겨주는 사람들이라 어떻게 이렇게 딱 모였을까 하는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이번 시즌에는 프로듀서들과 팀원들이 유독 끈끈했던 것 같고요. 프로듀서와 래퍼 모두 항상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작업량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녹화장에 아예 잠을 못 자고 오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습니다.

특히 프로듀서들은 쇼미에서 선보이는 곡들이 결국 래퍼들이 평생 부를 곡이고, 계속 남는 노래라면서 더욱 잘 만들어야 한다며 공을 정말 많이 들이는 모습을 봤습니다. 래퍼들 또한 계속해서 좋은 가사를 써내기 위해 수정에 수정을 거치고 연습하면서 빠듯한 스케줄 속에 정신력으로 버텨냈습니다. 프로듀서의 작업실에서 합숙을 감행할 정도로 쇼미더머니 무대에만 몰두한 시간들이었고, 모두가 노력 한 만큼 좋은 결과로 모두 축하하며 끝낼 수 있어서 행복해요.
 

Q. 제작진이 생각하는 힙합은 뭔가요?

A. 힙합은 ‘나의 이야기를 가장 솔직하게 담아낼 수 있는 강력한 도구’ 라고 생각해요.
 

Q. 쇼미더머니가 10살이 됐는데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쇼미가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하실 건지 궁금합니다.

A. 쇼미가 실력있는 래퍼들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다리같은 역할을 하다 보니 누군가에겐 너무나 절실하게 필요한 프로그램이 된 것 같아요. 기회가 절실한 무명 래퍼들이나 다시 기회를 얻고 싶은 레전드 래퍼들의 마음을 알기에 제작진 또한 책임감을 느낄 때가 많아요. 앞으로도 쇼미가 계속 된다면 래퍼들의 현재와 미래를 잘 담아내 힙합씬과의 시너지를 꾸준히 일으킬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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