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서 입지 다지는 암호화폐...엘살바도르·아랍에미리트·캐나다 주목

2021-12-3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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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암호화폐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주요 기관 투자자들과 금융업체들이 금을 대신할 위험회피(헤지)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사들이며 올해 2월 비트코인의 시장 가치는 1조 달러(약 1184조 2000억원)를 넘기기도 했지만, 이후 중국인민은행이 9월 들어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한편 10월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초로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며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29일(현지시간) 여러 국가들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국가 금융체제에 포함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 등의 사례를 들었다.
지난 9월 7일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공식 채택한 첫 국가가 됐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 6월부터 미국 달러와 함께 비트코인을 공식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한 법인 '비트코인법'을 도입해 토대를 만들었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2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엘살바도르는 진정한 혁명을 촉발하는 불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비트코인 결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지난 11월 22일 엘살바도르 매체인 엘살바도르닷컴은 사립 프란시스코가비디아대학교가 실시한 설문 조사를 인용해 국민들의 91%가 비트코인보다 달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정부가 인정하는 암호화폐 지갑인 '치보'에서 비트코인이 도난당하는 사례가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과학·기술 전문매체인 뉴사이언티스트는 23일 수백 명의 엘살바도르 국민들이 비트코인을 디지털 지갑에서 도난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례를 수집하는 한 트위터 계정은 현재까지 약 50건의 불만 사항을 확인하고, 이를 정부에 알렸지만 정부는 이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 11월 22일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AP는 보도했다. 엘살바도르 동남부에 위치한 콘차과 화산 지열을 이용해 도시에 전력을 공급하고 비트코인을 채굴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엘살바도르 정부는 테카파 화산 근처에서 지열을 이용한 비트코인 채굴 벤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역시 엘살바도르와 함께 암호화폐 친화적인 국가로 떠올랐다. 올해 1월 두바이금융서비스국(DFSA)은 2021~2022 사업 계획을 통해 암호화폐를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아랍에미리트는 지난 10월 캐나다에 기반을 두고 있는 비트코인 펀드를 승인하기도 했다. 

지난 9월 22일 아랍에미리트 증권상품당국(SCA)는 두바이세계무역청(DWTCA)과 DWTCA 내 경제자유구역에서 암호화폐 거래 및 규제를 지원하기 위한 합의에 서명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두바이세계무역센터(DWTC)는 암호화폐를 위한 포괄적인 생태계를 설계하고 민간 부문과 협력하여 "해당 부문을 위해 매력적인 환경을 구축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의 창펑자오 최고경영자(CEO) 등은 아랍에미리트를 암호화폐 친화적인 국가로 지칭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19일 창펑자오 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아랍에미리트)정부는 매우 진보적이며 훌륭한 사업환경을 갖추고 있다"라며 "아랍에미리트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그곳에 주택을 구입했다"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지난 2월 18일 처음으로 비트코인 ETF를 토론토증권거래소(TSX)에 상장하며 비트코인 친화적인 국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캐나다 투자회사인 퍼포즈인베스트먼트는 5거래일만에 운용자산(AUM) 규모가 5억6400만 달러까지 늘며 성공적으로 주요 거래소에서 데뷔했다. 이후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캐나다 역시 비트코인 ETF를 출시했다. 캐나다는 2020년부터 암호화폐업체를 화폐서비스업체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등 관련 규정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암호화폐 거래소 및 블록체인 기업들을 위한 세계 최대 허브가 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1월 1일 라비 메논 싱가포르 통화청(MAS)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상자산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며 "가상자산을 단속하거나 금지하지 않는 것이 암호화폐에 대한 가장 좋은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암호화폐 기업들이 당국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고, 관련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강력한 규제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 중 하나인 DBS은행 역시 작년 암호화폐 사업에 진출했다. DBS은행은 지난 5월 4일 2020년 말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인 DBS디지털거래소를 출시한 이후 2021년 1분기 플랫폼 내 거래량이 10배 이상 늘어 사상 최초로 20억 달러를 넘긴 분기 순이익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2월 20일 닛케이아시아는 싱가포르로 유입된 암호화폐 기업들이 MAS의 승인을 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싱가포르 내 영업을 포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AS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라이센스를 신청한 약 170개 업체 중 100개 이상의 업체는 라이센스를 받지 못했다. 지난 9월 초 MAS는 바이낸스가 싱가포르 국민들에게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바이낸스는 2월까지 싱가포르 내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살바도르, 아랍에미리트, 캐나다, 싱가포르 외에는 지브롤터, 호주, 리히텐슈타인 등이 암호화폐 관련 규제에 앞장서며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코인텔레그래프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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