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의 한 오피스텔에서 동창생을 감금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들이 1심의 징역 30년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들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검찰도 항소장을 제출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피고인 김모씨(21)와 안모씨(21), 검찰은 모두 지난 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안동범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4월 1일부터 지난 6월 13일까지 고교 동창인 피해자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오피스텔로 데려가 감금한 뒤 음식물을 제한하며 가혹행위를 지속, 폐렴과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나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고 사망 당시 34kg의 심각한 저체중에 결박된 상태였다.
이들은 평소 피해자를 괴롭혔고 피해자가 상해죄로 자신들을 고소해 지난 1월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고향에 있던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와 강압해 고소를 취하한다는 문자메시지를 경찰에 보내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 당시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호흡이 거칠어지고 대답도 못하는 등 위급한 상황을 인식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피해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피해자를 결박한 케이블 타이를 풀어주는 등 기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에 대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의도가 있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인지능력이 떨어져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피해자의 특성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범행 대상으로 삼았으며, 범행 수법이 가학적이고 잔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김씨와 안씨가 피해자를 과연 같은 인간으로 대했는지 의심스럽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서로의 책임을 미뤘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