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회사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든 표준계약서상 내용까지 문제 삼는 등 강경한 입장이어서 해결점을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결국 피해는 소비자가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는 28일 총파업 출정식을 하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CJ대한통운의 택배 근로자 약 2만명 가운데 이번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은 약 1650명이다. 전체 조합원의 8% 수준인 만큼 연말연시 전국 배송 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노조 가입률이 높은 창원이나 경기 성남 지역과 울산 등 일부 지역은 배송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수치와 자료를 기반으로 한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택배비 인상분의 50%가 기사 수수료로 배분되는 만큼 노조가 주장하는 사측의 초과 이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노조 측이 문제 삼은 표준계약서와 부속 합의서 역시 국토교통부의 법적 검토 및 승인을 받고 노사 합의한 내용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올해 1월 당정은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출범하고 택배 분류 업무를 택배기사 업무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분류 업무는 택배사가 별도로 인력을 구축하거나 자동화 설비를 통해 해결하도록 했다.
CJ대한통운은 이미 사회적 합의 이전부터 택배기사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자동화 설비에 투자해 왔다. 2016년부터는 1400억원을 투자해 택배 자동 분류기 ‘휠 소터’와 운송장을 자동으로 스캔하는 ‘첨단 지능형 스캐너(ITS)’를 구축했고, 2019년에는 업계 최초로 소형 택배 상품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전담 분류기 멀티포인트(MP)까지 도입했다. 여기에 16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서브 터미널 80여 곳에 MP를 설치했다. 오는 2023년까지 2조5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 기술을 물류 처리 과정에 도입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소비자들과 고객사, 중소 상공인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법적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면서 "고객 상품을 볼모로 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