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만 연합신문망, 로이터 등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 투자심의위원회는 지난 20일 TSMC 일본 공장의 제조 공정 기술이 대만 공장보다 최소 한 세대 이상 뒤처져 있어 반도체칩 공정 기술 유출 위험이 없다며 일본 파운드리 공장 설립 계획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설립하는 일본 파운드리 신공장은 22나노미터(㎚·10억분의1m) 및 28나노미터 공정 기반 반도체를 생산할 전망이다. 해당 기술은 첨단 미세공정은 아니지만 이미지센서나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자동차용 반도체는 충분히 제작할 수 있는 공정이다.
이번 승인은 TSMC가 대만 정부에 일본 파운드리 공장 설립을 신청한 지 약 두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앞서 10월 웨이저자(魏哲家) TSMC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에 일본 신공장을 착공하고 2024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며 대만 정부에 공장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소니반도체솔루션(SSS)과 생산 연합을 맺는 등 일본 신공장 설립에 속도를 냈다.
연합신문망은 TSMC가 21억2000만 달러(약 2조5291억원)를 투자해 일본 파운드리 공장 지분 최대 81%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TSMC는 최근 첨단 반도체 공정 생산 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5나노 공정을 타이난 공장에서 가동했으며,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는 3나노 공장도 타이난에 짓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도 120억 달러를 투자해 5나노 공장 건설에 나섰다. 이 밖에 독일 정부와도 파운드리 투자를 위한 초기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SMC가 이런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반도체 수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TSMC도 고객사 물량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올해 시설 투자 등 자본 지출에 300억 달러를 쓰기로 했다. 당초 250억~280억 달러 수준에서 크게 상향 조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