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까지 매섭게 달리던 집값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주춤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규제와 금융당국의 돈줄 죄기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가격 상승폭은 둔화됐다. 수요가 급격히 쪼그라든 여파다.
그럼에도 부동산 연구기관들은 여전히 집값이 오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락 요인 대비 상승 요인이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2년 수도권 주택시장은 3.0%, 전국은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내년은 변동성이 매우 큰 시장"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어지는 테이퍼링 등 거시경제 상황이 상승세를 이어가기 불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도인은 호가를 하향 조정할 유인이 많지 않고 매수인은 매매시장에 선뜻 진입하기 어려운 대치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내년에도 매매가격 상승은 지속되지만, 최근 안정 징후 확산으로 상승률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금리 상승, 매물 급감, 주택 공급 확대 등 가격 하락 요인과 수급 불안감 해소 영향이다.
권 연구위원은 "2021년 말과 2022년은 주택가격 변동이 정점에 도달할 수 있어 시장 안정화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 5%, 수도권 7% 상승을 전망했다.
대통령 선거와 금융 환경 변화 등 적지 않은 변수 속에서도 전문가들이 집값 상승을 강조하는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현 정부 5년간 전국 주택 수요 증가량 대비 공급 부족량은 37만5262가구다. 절대적인 '공급 가뭄'을 겪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15만6122가구와 9만4040가구 부족한 상황이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내년 주택 매매가격은 전국 2.5%, 전셋값은 3.5% 상승할 전망"이라며 "올해보다는 상승률이 낮아지지만 인천, 대구 등 일부 공급과잉 지역과 '영끌' 추격 매수로 인한 단기 급등 지역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