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 경추 교정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알카나인’은 지난해 하반기 갑작스럽게 자금 투자가 중단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이때 자상한 기업인 바디프랜드를 만나 1억원의 지원자금을 받으면서 금형 개발을 완성했고 시제품 중 하나로만 연간 13억원의 매출을 냈다. 당시 바디프랜드는 5년간 3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재도전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시기였으며, 알카나인을 먼저 알아보고 손을 내밀었다. 김태중 알카나인 대표는 “힘든 시기에 만난 구세주 같은 지원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자상한 기업’이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자상한 기업에 선정된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자금 지원‧컨설팅 등을 포함한 직접 밀착 지원에 나서면서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19일 중기부에 따르면 자상한 기업은 대기업이 보유한 강점과 역량을 중소기업‧소상공인과 공유하는 ‘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을 의미한다. 2019년 5월 네이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35개사를 선정했으며 올해 4월부터는 ‘자상한 기업 2.0’으로 개편했다.
지난 4월 자상한 기업 2.0 1호 기업으로 선정된 SK E&C는 중소기업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300억원의 기금을 출자해 온실가스 감축 기술 분야 및 수소경제 관련 혁신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연구 개발 등을 돕는다. 또한 친환경 발전소 구축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지원하며 우수제품을 대상으로 시범 구매도 추진한다.
자상한 기업 2.0 7호 기업인 한국전력공사는 에너지 신산업 분야의 미래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5년까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전기차 등 스타트업 500개를 발굴하고 기업당 최대 1억원 한도 내에서 창업 초기 비용과 홍보‧컨설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251개사를 발굴‧육성해 총 157억원을 지원했으며 매출 401억원, 투자 유치 187억원, 고용 창출 647명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자상한 기업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자상한 기업 2.0 5호 기업인 NHN커머스는 자체 쇼핑몰 구축‧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자사 솔루션을 통한 오픈마켓 입점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 전문 교육기관인 NHN커머스 아카데미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무료로 실시하며 결제 시스템 연동 수수료, 서버 비용 등도 무료로 제공한다.
자상한 기업의 핵심은 대기업의 자발적인 상생 의지를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대기업이 먼저 참여 의향을 밝히면 중기부가 정부 정책과의 연관성, 현장 수요, 실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생협력 활동 과제를 기업과 함께 설정한다. 이후 협약 과제와 부합하는 민간 협‧단체를 발굴해 중기부, 참여기업 등과 다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대기업에는 참여 혜택이 주어진다. 동반성장지수 및 공공기관 동반성장평가 우대 가점을 부여하고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유공포상을 실시한다. 이 밖에 2년간 법무부 출입국 우대카드를 발급하고, 대통령표창 시 수·위탁거래 정기실태조사를 면제하는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중기부는 앞으로 더 많은 자상한 기업을 발굴해 상생협력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최근 열린 ‘자상한 기업인의 밤’ 행사에서 “자상한 기업은 법과 제도가 다루지 못하는 영역에서 자발적인 상생 문화를 확산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중기부는 자상한 기업들의 아름다운 상생협력이 널리 알려지고, 더 많은 기업이 자상한 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