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광저우 등 대도시가 밀집해 있는 중국 광둥성 주장(珠江) 삼각주 일대가 약 60년 만의 최악의 가뭄에 맞닥뜨렸다. 올해 중국 내 가파른 경기 회복세로 '세계의 공장' 광둥성 지역의 물 수요량이 늘어난 반면, 강수량은 예년보다 줄어들면서 물 부족 현상이 심화했다고 선전특구보, 양성만보 등 현지 지역 매체가 9일 보도했다.
특히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시 물 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하다. 바다에 인접한 선전에는 시내를 가로지르는 커다란 강·하천이 없다. 선전시가 사용하는 물의 90%를 주장의 수계인 둥강(東江)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2019년 4분기부터 둥강 유역 강수량이 급격히 줄며 올해 둥강 3대 저수지(신펑강·펑수댐·바이판주) 저수량이 절반 넘게 줄었다.
이에 따라 물부족 현상이 심화한 것이다. 선전시 당국은 내년 5월까지 선전시 전체 물 공급량이 하루 평균 100만톤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50만톤은 비상용 저수량으로 채운다 해도 나머지 50만톤은 시민 전체가 절수를 통해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선전시가 지난 7일부터 '물절약 캠페인'에 돌입하게 된 배경이다. 선전시는 △재생수 활용 △절수기 사용 보급 △ 녹화용수 줄이기 △수도관 수압벨브 조절 △물 절약 생활화 △건설업 등 방면의 용수량 10% 감축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선전시 전체 용수량의 45%를 생활용수가 차지하고 있다. 현재 선전시 주민 1명당 하루 물 사용량은 150~160ℓ에 달한다. 선전시 전체 상주인구는 1756만명이니, 1인당 할 1ℓ씩만 줄여도 하루 평균 17.5톤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선전시는 내년 봄까지 무사히 물부족 사태를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물부족 사태는 선전 뿐만 아니라 광저우 ,둥관, 후이저우 등 광둥성 다른 도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광저우에서는 바닷물의 역조 현상까지 이어지면서 염수 피해까지 나타났다고 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