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I 상승률 전망치 웃돌아··· CPI 상승률도 한 달 만에 올 최고치 다시 경신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PPI가 전년 동기 대비 12.9% 상승했다. 이는 전월 상승률보다 다소 둔화하긴 했지만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12.4%를 예상했던 전문가 예상치보다도 높다. 전월 PPI 상승률은 13.5%로 1996년 10월 국가통계국이 해당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탄채굴 및 세광 업종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60.5% 폭등했다. 전달 상승 폭인 103.7%에 비해서는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업, 철금속 제련가공업, 화학제품 제조업, 화학 섬유 제조업 등의 가격 상승률도 20~44%에 달했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의 가격, 제품 출고가를 반영하는 만큼 경제 활력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다. PPI 상승률이 높아지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인플레이션에도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이날 발표된 1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인 2.5%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전월 상승률인 1.5%를 크게 웃돌았다. 또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세···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
문제는 물가는 자꾸 오르는데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인한 업계 줄도산이 전망되면서 우려가 커졌다.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으로 인한 중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도 경제 성장 둔화를 더 심화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류스진 중국 인민은행 금융정책위원은 “중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디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지나치게 높은 준(準)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최대 싱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도 6일 발표한 ‘중국 경제 청서 2022년 중국 경제 정세 분석 및 예측’에서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3%로 제시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6% 아래로 내려간 건 코로나19 충격을 겪은 지난해를 제외하면 1990년(3.8%)이 마지막이다.
다만 이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원자재 가격 안정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어 PPI 상승률이 점점 누그러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중국 정부도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7일부터 농업·소형기업을 지원하는 재대출 금리를 내린 데 이어 15일부터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도 인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