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재대출 금리를 이날부터 0.25% 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 인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또 유동성 완화에 나선 것이다.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그럼에도 정책금리 인하에는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7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부터 농업 및 소형 기업을 지원하는 재대출 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기로 했다. 이로써 3개월, 6개월, 1년 재대출 금리는 각각 1.7%, 1.9%, 2%로 조정된다.
이는 인민은행이 전날 금융기관의 지준율을 15일부터 0.5%p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또 한 차례 추가 유동성 완화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시중에는 약 1조2000억 위안 장기자금이 풀릴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 7월에도 한 차례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다.
지준율 인하, 재대출 금리 인하 등으로 추가 대출 여력을 확보한 은행들은 농업 및 중소기업 등에 집중적으로 대출을 지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국이 잇달아 돈줄을 푸는 건 그만큼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중국 경제는 부동산 재벌 헝다발 리스크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소비 둔화 등으로 심각한 경기 하방 압력에 맞닥뜨렸다. 인민대 산하 중국거시경제포럼(CMF)은 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3분기 성장률 4.9%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내세우며 정책금리에 손을 대지 않는 상태에서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민은행은 6일에도 홍수처럼 돈을 푸는 '대수만관(大水漫灌)'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루팅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를 통해 "경제 경착륙을 막기 위해 중국이 내년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등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내년 상반기 지준율을 0.5%P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내다봤다. 다만 중국이 인플레이션 부담 속 정책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