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아들의 스위스 유학비와 월세 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김종민 부장판사)는 이 장관이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 1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장관은 "당시 아들에게 생활비를 보낸 자료, 아들 관련 학비·월세를 스위스에 있는 대학과 임대인에게 송금한 내역을 통일부를 통해 국회에 제출했다"면서 "'학비·월세 관련 송금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는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며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와 5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선일보의 불분명한 표현은 인정하면서도 허위사실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보도문구는 '아들의 월세·학비 지출자료는 제출됐으나 원고가 아들에게 월세·학비를 송금한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라는 사실관계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다소 불분명한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만으로 기사의 중요 부분에 있어 허위사실이 적시된 경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기사가 허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증거에 의하면 원고가 아들의 월세와 학비 등을 스위스 수취인에게 직접 송금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 장관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부분이 확인되지 않았고 보도 당시에는 아들의 학비와 월세 자금의 출처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기사가 이러한 점을 지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기사에는 '이 후보자는 자기와 아내 이름으로 아들에게 생활비를 송금한 자료는 국회에 냈다'라고 기재돼 있는바,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다수의 보도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세부적으로는 실제 사실관계와 다소 차이가 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