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로 오르던 카카오페이 주가에 제동이 걸렸다. 약 100만주에 대한 보호예수 해제가 다가오면서 오버행 우려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상회하는 중이고 향후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쏟아질 예정인 만큼 이번 해제를 기점으로 매도를 통해 차익 실현에 나서는 기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페이는 전일 대비 4.82%(1만500원) 내린 20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에는 주가가 20만3500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가총액도 4조원 넘게 증발했다. 지난 11월 29일 31조925억원이던 카카오페이 시가총액은 2거래일 연속 하락의 여파로 27조511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카카오페이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대규모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오버행' 우려가 자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3일은 카카오페이 주식 109만5054주에 대한 1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날이다. 이는 상장 주식의 0.8%에 달하는 규모로 이날 종가 기준으로는 약 2272억원어치다.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주식의 가치는 거래액 기준으로 일평균 거래액을 넘어서는 수치다. 2조2364억원이 거래됐던 상장 첫날(11월 3일)을 제외한 11월 4일부터 30일까지 일평균 거래액은 약 2068억원이다. 일평균 거래량은 약 109만주 수준이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도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높은 상황인 만큼 차익 실현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 공모가는 9만원이었다.
향후 5개월에 걸쳐 보호예수 물량이 지속적으로 쏟아지는 점도 공모물량을 배정받은 기관투자자들의 처분 욕구를 높이는 요인이다. 1개월 보호예수 물량을 배정받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물량이 쏟아질수록 주가가 추가 하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기간별 보호예수 물량은 △2개월 19만6087주 △3개월 222만2087주 △4개월 17만874주 △5개월 13만4199주 △6개월 169만7924주 등으로 도합 442만1171주에 달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는 측면에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면서도 "현재 주가는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방법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2년 주가수익비율(PER)은 700배가 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00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최근 코스피200 특례편입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을 고려해 투자의견으로 중립을 제시한다"면서도 "중장기 성장에 대한 가시성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