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과 2023년을 관통하는 공간 키워드는 '페르소나 원픽'으로 선정됐다. 공유가 일상화될수록 '내 것'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그 공간에 나만에 자아를 담는 현상이 강화된다는 의미다.
피데스개발은 1일 '2021년 미래주택 소비자인식조사'를 비롯해 전문가, 세계 각국의 트렌드 분석 등을 토대로 한 '2022~2023 공간 7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연구소장은 "격년으로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발표해왔는데 올해부터는 '주거'를 뺐다"면서 "코로나19로 물리적인 공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공간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7대 키워드는 △페르소나 원픽 △멀티 어드레스 △구심역(驛)의 법칙 △세대빅뱅 현상 △벌크업 사이징 △룸앤룸 룸인룸 △현가실상(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연결) 작용이 선정됐다.
김 소장은 7대 키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역설'을 꼽았다. 그는 "개발효과를 분산시키기 위해 지방 교통망을 확충할수록 서울에 사람이 몰리고, 코로나19로 물리적인 공간은 록다운됐지만 온라인으로는 초연결 사회가 됐다"면서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수록 집값이 상승하고, 택배 수령지가 주소가 되는 멀티어드레스 시대가 도래했지만 오히려 '내 공간'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페르소나 원픽은 '내 공간'을 의미한다. 자신의 재력과 명품을 과시하는 플렉스(Flex), 개인의 취향과 신념에 대해 솔직하고 거침없이 선언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 등이 공간에 반영되는 현상이다.
워케이션이 일상화되고 택배 수령지가 주소가 되는 '멀티 어드레스' 시대가 온다. 일주일, 한 달 살아보기, 시골집 구매해 리모델링해서 살기 등에서 한 발짝 더 진화한다. 모바일 홈, 주말 전원주택 멀티해비테이션이 일과 주거가 혼합된 형태로 발전해 주중에는 휴양지에서 재택근무하면서 주말에는 도시로 와서 쇼핑과 문화를 즐기는 멀티 어드레스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된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여드는 구심역의 법칙도 작용된다. 수도권 전역이 지하철역으로 촘촘히 연결되고, KTX, SRT, GTX 등 고속 급행열차와 어우러지면서 역세권 효과가 배가된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사람뿐 아니라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역세권에 모여든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사회 주역으로 성장하면서 세대별 특성이 뚜렷해지고, 세대 분리, 세대 연결 현상이 다양하게 공간에 반영되는 세대빅뱅 현상도 주요 키워드다. 저밀도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으로 공간 수요가 증가하면서 넓은 집을 선호하는 벌크업 사이징도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팬데믹 영향으로 방이 변화무쌍하게 진화해 '룸앤룸 룸인룸' 시대도 열린다. 방의 용도가 여러 가지로 분화되고 특화된다. 방 안에 휴대용 홈오피스 캡슐이 들어온다. 창고, 보조주방, 옷방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쓸 수 있는 알파룸, 멀티룸, 그리고 재난이나 외부 침입에 대비한 세이프룸에 이어 AI, VR, AR, 웨어러블 장비를 갖추고 게임, 홈트, 홈짐을 할 수 있는 오메가룸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현가실상' 작용도 나타난다. 현실에 기반한 가상세계가 열리고, 가상세계가 현실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AI 알고리즘이 나의 취향에 맞춰 갈 곳을 추천하고, 내가 한 경험이 데이터로 분석돼 새로운 트렌드가 된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2007년부터 공간 트렌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 2008년 처음 발표를 한 후 13년째 이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트렌드를 고민하는 것이 결국 사회 전체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작업인 만큼, 7대 키워드 분석을 토대로 제대로 된 공간, 소비자가 원하는 공간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