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잠든 틈에 카톡 본' 30대, 재판서 벌금 100만원

2021-12-0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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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수단과 방법 적절했다 보기 어렵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남자친구가 잠든 틈을 타 카카오톡을 열어보고 사진으로 찍어 보관한 3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남신향 판사)는 정보통신망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교제하던 남성 B씨와 호텔에 머물다가 상대가 잠든 틈에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창을 열어 사진으로 촬영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에 약식기소됐다.

당시 여행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B씨가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주다 먼저 취해 잠들었고,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로 그의 카카오톡 대화방을 열어봤다. 

정보통신망법은 누구든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 보관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 도용 누설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A씨는 사실관계를 인정했지만 "자신의 행동이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A씨는 B씨의 휴대전화에서 사진을 보던 중 자신이 모르는 지인의 사진을 발견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해 카카오톡 대화방을 열어봤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직접적으로 (B씨에게) 사진 촬영 경위 등을 추궁하는 등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전혀 불가능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사적인 영역에서 개인 간 대화한 내용이 의사에 반해 촬영될 것이라는 염려 없이 대화할 자유는 쉽게 제한할 수 없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적 영역에서 이뤄진 메시지를 임의로 열람했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이 몰래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보고 촬영한 것을 두고 수단과 방법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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