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예산 초안에 따르면 EU는 글로벌 인프라에 투자하는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 진행을 위해 2027년까지 최대 300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EU와 회원국들, 유럽 금융기관, 국가개발은행 등 공공 부문의 투자를 활용하는 한편 민간 부문에서도 재원을 끌어올 계획이다.
이번 예산 초안은 9월 15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제시한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지출 계획이다. 그는 전 세계적인 "초경쟁" 시대에서 EU는 국제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인 참가자"가 되어야 한다며 유럽 외 지역에 인프라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을 의식하고 있음을 강하게 표명했다. 그는 "우리는 도로 건설을 위한 자본을 조달하는 데 능숙하다"라며 "그러나 중국이 소유한 구리 광산과 중국이 소유한 항구 사이에 유럽이 완벽한 도로를 놓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며 중국을 견제했다. 그는 "(EU는) 무역 연결을 심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하며, 녹색기술과 디지털 기술에 대한 새로운 투자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이번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초안은 이번 사업이 "가치에 기반"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며 "윤리적 접근"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서 비윤리적인 인권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초안은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은 세계 인프라 개발을 위한 긍정적인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국제적 안정성과 협력에 투자하고, 민주주의적 가치가 어떻게 협력국들에게 확실성, 공정성, 지속 가능성을 제공하고 세계인들에게 장기적인 이점을 제공하는지를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글로벌게이트웨이 사업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국가들이 합의한 '더 나은 세계 재건(B3W)' 사업과도 연계되도록 설계되었다. 6월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중소득, 저소득 국가들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집행하는 B3W 사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