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종인과 ‘밀당’ 지속…金 없이 선대위 출범
윤 후보는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합류 없이 본격적인 선대위 출범에 나섰다. 그러면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에 힘을 실어줬다.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26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대 후보가 제가 바라는 세상하곤 전혀 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반역사, 몰역사적인 흐름을 막아야 한다”며 “대통령 선거 기간 몇 달 동안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선거운동이 더 지체돼서는 곤란하다”며 지난 25일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급 인사에 나섰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개 총괄본부장과 대변인 등 인선안을 상정해 최고위에서 추인받았다.
정책총괄본부장에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조직총괄본부장에는 주호영 의원이 임명됐다. 직능총괄본부장에 김성태 전 의원,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에 이준석 당대표, 총괄특보단장에 권영세 의원, 종합지원총괄본부장에 권성동 사무총장이 선임됐다.
대변인은 전주혜·김은혜 의원과 김병민 전 비대위원, 원일희 전 SBS논설위원이 맡고, 공보단장은 조수진 의원, 공보실장은 박정하 강원 원주시갑 당협위원장이 맡는다.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위원장은 윤 후보가 직접 맡으며, 부 위원장에는 김미애 의원이 임명됐다.
그러나 잡음이 또 발생했다. 26일 윤 후보가 딸의 특혜 채용 뇌물 혐의로 재판 중에 있는 김성태 전 의원을 선거대책위원회 직능총괄본부장으로 선임하자 논란이 된 것이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취업비리 끝판왕 김성태를 중용한 윤석열 후보는 즉각 사과하고 김 총괄본부장을 당장 해촉하라”며 “‘신선한 엔진이 꺼져가는 느낌’이라는 국민의힘 청년 대변인의 개탄에 윤 후보는 김성태 카드로 답했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성태는 단순히 딸의 채용만 청탁한 것이 아니라 2011년 KT의 자회사인 KT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된 딸이 KT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고, 2018년 2월 퇴사 때까지 다양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수사와 재판을 통해 드러났다”며 “없던 자리를 만들고 시험 성적을 조작해서 합격시키고 직무교육도 면제시켰다. 인사 관련 기록을 ‘마사지’해 본사 발령을 내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곳곳에 김씨의 압력이 있었음이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김성태를 중용한다는 것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취업·정규직·승진에 도전하는 모든 2030 세대에 대한 도발이며 모욕”이라며 “더구나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뇌물죄로 기소된 자는 당원권이 정지된다. 그럼에도 김 전 의원은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이라고 지적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당헌당규 상 당직도 맡을 수 없는 범죄자가 선대위 최고위직에 오른 이유에 대해 윤 후보는 답해야 한다”며 “또 즉각 임명을 철회하고 당직도 박탈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최소한 자당의 청년 대변인에게라도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윤 후보 측은 김 전 의원의 임명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유죄가) 확정이 안 된 상황에서는 그만두거나 (사퇴를) 고려할 수 없다”며 “유죄가 확정되면 당에서 중앙위원장직을 박탈한다. 직능총괄본부장직도 자연스럽게 박탈된다”고 했다.
◆이재명, 실무형 별동대로 인적 쇄신
이 후보 선대위는 ‘실무형 별동대’로 구성될 전망이다.
이 후보는 지난 25일 새로운 인선을 발표했다. 24일 ‘쇄신’을 언급하며 선대위 당직자가 일괄사퇴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날 당 사무총장에 김영진 의원을, 전략기획위원장에는 강훈식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 사무총장은 정무적 식견을 가진 사람으로 당 운영과 선대위 지원에 적합한 인사”라며 “강 위원장은 선거 전략과 정무기조를 기획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또 민주당 선대위의 우원식 공동선대위원장·조정식 상임총괄선대본부장·박홍근 비서실장도 이날 일괄 사퇴 의사를 표명하고 “후보를 대신해 전국 곳곳 현장으로 달려가겠다”고 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선대위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 내부에서 다소 잡음이 발생했다. 급박한 상황에 비해 선대위 활동이 민첩하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전날 당직자들이 일괄사퇴한 뒤 선대위 쇄신 권한을 위임받은 이 후보는 김 의원과 강 의원을 전면에 내세우며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
재선의 김 의원은 이 후보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이른바 '7인회' 멤버 중 하나다. 역시 재선인 강 의원은 수석대변인과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을 지낸 전략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내며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고 수석대변인은 “당과 선대위가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돌아가려면 사무총장, 즉 선대위 총무본부장 역할과 전략기획위원장 역할이 중요하다”며 “후보와 같이 오랫동안 호흡하고 최근 후보의 뜻을 잘 아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 당 대표와 후보의 일치된 견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관석 사무총장과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을 제외한 박완주 정책위의장, 고 수석대변인 등 당직자는 우선 유임됐다.
또 앞서 16개에 달했던 본부를 6~7개 본부로 축소키로 했다.
김영진 민주당 신임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선대위는 신속·기동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무겁고 느린 선대위에서 빠르고 기동성 있는 선대위로 전환하겠다. 16개 본부는 6~7개 본부로 간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