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5년 만에 미국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역대 최대 규모의 미국 반도체 투자에 종지부를 찍으며 ‘총수 파워’를 입증한 셈이다. 미국에서 삼성 연구진을 만나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하겠다”고 밝힌 이 부회장의 ‘뉴삼성’ 행보가 이번 테일러시 투자를 기점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테일러시 신규 공장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0조원)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곳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돼 5G,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미국에 진출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로, 이번 테일러시 투자 확정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공장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인재 양성 등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추산한 직·간접 일자리를 포함한 고용 창출 효과는 1만여명에 이른다.
테일러시도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20년간 테일러시 등 지방정부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1900억원) 규모의 세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벗 주지사는 “삼성전자의 신규 테일러 반도체 생산시설은 텍사스 중부 주민들과 가족들에게 수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텍사스의 특출한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바이오와 통신, ICT, AI 등 삼성의 미래 역점사업 분야 파트너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이날 오후 4시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