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판교 알파돔시티를 꿈꾸던 별내 메가볼시티 사업이 10년 넘게 표류하면서 별내신도시 주민의 숙원사업이 끝내 이뤄지지 못할 전망이다.
옛 메가볼시티 부지는 시행사 화이트코리아가 매입했지만 분양 일정을 제때 잡지 못해 별내역 중심상업지구는 시작도 못하고 침체되는 분위기다. 인근 3기 신도시인 왕숙신도시 상권 개발이 본격화되면 이곳은 분양 이후가 더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화이트코리아는 메가볼시티 부지를 대규모 복합단지로 구성할 계획이다. 약 3만9000㎡ 규모 부지에 총 5개 블록(복합1블록 및 상업2~5블록)으로 구성돼 있다. 주거시설 외에도 △생활숙박시설 △대규모 판매시설 △영화관 및 컨벤션 등 문화시설 △주차전용건물 등이 조성된다.
이 중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구성된 주상복합단지 '별내자이더스타'의 분양을 지난해 완료했다. 화이트코리아는 내년 3월께 상업시설과 생활숙박시설을 공급한다는 입장이다.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남양주시의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대한 건축심의는 끝났지만 시행사가 아직 건축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며 "이후에도 추가로 필요한 인허가 과정이 남아있어 당장 언제 상가 등이 분양될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별내신도시는 분양 등 본격적인 도시개발에 기지개를 켜고 있는 시기였고, 별내역 바로 앞에 위치해 별내지구 최고의 입지로 꼽혔다. 별내역은 2023년 6월 지하철 8호선 연장선 개통이 예정돼 있고, GTX-B노선 계획에도 별내역이 포함돼 있다. 경춘선 별내역이 트리플역세권으로 발전하면 강남·서울역 등 서울 주요지역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그러나 개발 계획부터 분양까지 15년 가까이 흐르면서 일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우선 상업지구 부지를 비워두고 인근에 아파트 및 주거시설만 공급되다보니 제대로 된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다. 복합용지 내 주거비율이 당초 70% 수준에서 90%까지 늘어나며 주거시설 비중이 높아진 영향이다. 상업시설 용도로만 계획됐던 상업용지에도 오피스텔이 일부 허용됐다.
시행사 입장에서는 주거시설 비율이 높아질수록 사업성이 높아지지만, 지역의 상업적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왕숙신도시 개발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것도 별내에겐 악재다. 별내지구의 상권이 형성되기도 전에 왕숙지구에 주도권을 빼앗긴 셈이다. 왕숙신도시는 이번 정부에서 제1 과제로 내세운 LH 주도 개발인 만큼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빠르게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불황 여파로 제동이 걸렸던 프로젝트가 최적의 역세권 입지를 제대로 활용해 보지도 못하고 끝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별내신도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010년 이전부터 메가볼시티 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개발 이후를 기대하며 별내신도시에 입주한 이들이 상당했다"며 "중심상업지구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생활인프라 부족에 따른 주민 불편이 큰 데다가 도시가 성숙하기까지 앞으로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