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 국내 영업 악화에 해외로 눈 돌린다

2021-12-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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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보험 규제 등에 실적 악화… 해외 계열사 역외펀드 출자액 올해만 2년 전보다 두 배 늘어

외국계 보험사의 한국 시장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계 생보사인 메트라이프생명이 최근 해외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PEF)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 메트라이프생명은 미국 본사의 지침에 따른 출자라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에 부담을 느낀 미국 본사가 한국 메트라이프생명의 자산을 축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진=메트라이프생명]

3일 기준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올해에만 MetLife International 사모펀드(PEF) Ⅲ·Ⅳ·Ⅴ·Ⅵ에 약 175억2300만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MetLife International 사모펀드(PEF) Ⅲ·Ⅳ·Ⅴ·Ⅵ에 출자한 금액은 777억원에 달한다. 이는 2년 전 3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액수다.
MetLife International PEF Ⅲ·Ⅳ·Ⅴ·Ⅵ은 모두 케이맨제도 소재 역외펀드로 일본 메트라이프생명이 최다출자자다. 한국 메트라이프생명은 PEF 3호와 4호의 2대 주주(지분율 7.9%, 3.7%)이고 5호의 3대 주주(지분율 3.4%)로 투자하고 있다. 이들 PEF의 운용사(GP)는 메트라이프 얼터너티브(MetLife Alternatives)로, 메트라이프(MetLife Inc.)는 100% 자회사인 메트라이프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MetLife Investment Advisors)를 통해 펀드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해외 계열사가 보유한 PEF에 출자할 경우 자산은 줄어들지 않지만, 국내 법인의 운영자산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미국 메트라이프 본사가 주도해 국내 법인의 역외펀드 출자를 진행하는 이유로는 국내 보험시장 영업환경 악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는 외화보험이다. 외화보험이란 보험료의 납입과 보험금의 지급이 모두 외국통화로 이뤄지는 상품을 의미한다. 달러를 기준으로 보험료 납입액, 보험금, 해지환급금을 산출한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원화 기준으로 보험료는 올라가고 보험금 수령액도 많아진다. 반대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보험금 수령액이 감소한다.

금융당국은 올 초 외화보험 가입자의 환차손과 불완전판매 우려로 메트라이프생명에 대한 부분검사를 진행, 경영유의 등의 제재를 내렸다.

이에 메트라이프생명은 외화보험 신상품 출시를 잠정 중단했다. 외화보험 판매 규제는 메트라이프생명에 큰 타격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전체 초회보험료 중 외화보험 비중은 40~50%에 달한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도 업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메트라이프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마이너스(-)1.31%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에서 영업을 하는 24개 생보사 중 최하위다. 지난해 6월 말 운용자산이익률 4.77%로 생보사 1위를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23계단 하락한 셈이다.

설립 초기 호실적을 기록하던 자회사인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도 마이너스 행보를 보이고 있다.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의 올해 상반기 기준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3억원으로 전년(256억원) 대비 8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도 43억원에서 30억원으로 줄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트라이프생명이 최근 당국의 규제 강화와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면서 "최근 라이나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등 외국계 보험사가 실적 악화로 한국 시장 철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해외 출자를 확대할 경우 국내 법인이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드는 만큼, 메트라이프 역시 한국 시장보다는 타 해외 법인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대해 메트라이프 측은 "투자한 관련 사모펀드는 국내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어 자산운용을 위해 투자한 것일 뿐, 자산 유출은 아니다"며 "보험업법 규정상 사모펀드 출자에 대한 규제가 있는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용자산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변액보험 취급 증가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증가 때문"이라며 "변액보증준비금을 제외한 운용자산이익률은 3.8% 수준으로 생보업계 내에서도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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