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먹거리 가격 인상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두부, 즉석밥 등 가공식품 가격이 잇따라 상승하더니 라면에 우유까지 올랐다.
동원F&B는 다음 달 1일부터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를 포함한 참치캔 제품 22종의 가격을 평균 6.4% 인상한다고 19일 밝혔다. 2017년 가격 인상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에 따라 주요 품목인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 150g’은 2580원에서 2800원으로 8.5%,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 135g 4개입’은 9980원에서 1만480원으로 5.0% 판매가가 인상된다.
지난 8월 출시된 ‘동원 MSC참치’와 10월 출시된 ‘동원참치 큐브’ 브랜드 제품군은 가격 인상에서 제외된다. 인상가가 적용되는 경로는 편의점을 제외한 대형마트, 슈퍼마켓, 온라인 등이다.
참치캔의 주요 부재료인 식용유지는 글로벌 공급 불안정에 따라 지난 10년간의 가격 흐름 중에 최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카놀라유와 대두유의 국제 시세는 전년 대비 각각 151%, 147% 상승했다. 통조림 캔의 원재료인 철광석과 알루미늄 역시 전년 대비 64%, 81% 각각 상승했다.
참치캔의 원료인 가다랑어의 국제 어가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2019년 하반기 톤당 1080달러에서 이달 11월 기준 t당 1600달러로 약 50% 급등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해외 수요 증가와 유가 상승, 어획량 저조로 인해 가다랑어 국제 어가는 당분간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F&B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주요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등 제반 경영비용 증가로 제조원가가 상승했다”며 “그동안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등으로 원가인상의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 간식’의 대표 주자인 치킨 가격도 인상된다.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업체인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오는 22일부터 치킨 메뉴 가격을 평균 8.1% 올리기로 했다.
교촌치킨의 가격 인상은 2014년 일부 부분육(콤보, 스틱) 메뉴 조정 이후 7년 만이다. 품목별로 500~2000원가량 인상될 예정이다.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교촌치킨 한마리 값이 2만원을 훌쩍 넘게 됐다.
대표 메뉴로 보면 ‘교촌오리지날’과 ‘허니오리지날’이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오른다.
교촌윙과 교촌콤보가 1만7000원에서 1만9000원, 레드윙·레드콤보·허니콤보는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이외 일부 사이드메뉴도 500원 오른다.
신화시리즈, 치즈트러플순살, 발사믹치킨 등 최근 신제품은 조정 없이 기존 가격으로 유지된다.
교촌치킨은 지난 7월 서울·경기 일부 지역에서 배달비를 2000원에서 3000원 인상한 바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누적된 비용 상승 부담으로 가맹점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에서 더 이상 가격 조정 시기를 늦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맥주와 막걸리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하이네켄코리아는 최근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에 공문을 보내 12월 1일부터 4캔 구매 할인행사 적용시 1캔당 가격을 기존 2500원에서 275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 기준 하이네켄(500ml) 4캔 묶음구매 가격은 기존 1만원에서 1만 1000원으로 오른다. 다만 1캔(500ml) 가격은 4000원으로 동일하다.
올해 국내 및 수입 맥주 중 가정용 캔 제품 가격이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순당은 12월부터 ‘국순당막걸리 쌀(국산쌀)’ 등의 제품 가격을 9.9~25.0% 올린다.
품목별로 대표 제품인 국순당막걸리 쌀(국산쌀) 750㎖ 공급가격이 기존 1040원에서 1300원으로 25.0% 오른다. 세금 포함 병당 출고가는 1430원이 된다.
국순당막걸리 쌀 캔(국산쌀) 350㎖ 공급가는 기존 740원에서 840원으로 13.5% 인상된다. 출고가는 924원이다.
‘국순당 쌀 바나나’ 750㎖와 ‘국순당 쌀 복숭아’ 750㎖ 공급가격은 1310원에서 1440원으로 9.9%씩 인상된다. 출고가는 1584원이다.
국순당의 ‘아이싱 자몽’ 350㎖ 공급가격은 830원에서 940원으로 13.3% 오르며 출고가가 1034원이 된다.
서민술 막걸리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 7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막걸리’는 2900원에서 3400원으로 500원(17.2%) 인상됐다.
지난 4월에는 서울장수가 15년 만에 ‘장수 생막걸리’ 출고가격을 120원 인상하며 편의점 평균 기준 가격이 1600원으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최저임금도 동반 상승하며 외식 물가도 오를 것”이라며 “특히 이상기후로 인한 흉작에 글로벌 물류 대란 여파로 커피 가격도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