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부터 판매까지 원스톱 지원… 美·中에 맞설 ‘중소 팹리스’ 키운다

2021-11-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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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제16차 BIG3 혁신성장 추진회의서 지원방안 논의

창업기업 자금 지원 확대… 내년 1월부터 상생협의체 가동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3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소 팹리스와 파운드리 기업 간 협력 강화를 위한 상생토론회를 하는 모습. [사진=중기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강화될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8일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제16차 BIG3 혁신성장 추진회의‘를 통해 ’K-반도체 전략 이행을 위한 시스템반도체 중소 팹리스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팹리스는 반도체 칩의 설계와 생산 등이 분업화된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 설계에만 집중하는 설계전문기업을 의미한다. 칩 생산은 주로 대기업이 영위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생산전문기업)에 위탁한다.

시스템반도체는 다품종 소량 생산의 특성과 연구개발 중심의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주로 벤처·스타트업인 팹리스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주도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중기부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시장 규모가 메모리 반도체의 2배 이상이며,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의 원천인 중소 팹리스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팹리스 시장은 1100억달러(약 130조원) 규모로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40%,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체의 23%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시장에선 미국, 대만, 중국 등이 삼파전을 벌이고 있으며 국내 팹리스의 시장점유율은 약 1%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팹리스 산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안정적인 판로확보도 어려워 국내 기업 수가 감소 중이고, 영세성도 면치 못하고 있어 정부지원 확대가 지속 요구돼 왔다.

특히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혁신역량을 보유한 팹리스 창업기업들이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높은 장벽으로 가로막혀 있으며, 내년부터 국내 파운드리 시제품 공정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팹리스 업계를 중심으로 높은 우려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이에 중기부는 권칠승 장관이 팹리스 기업에 이어 국내 파운드리 기업을 차례로 만나 토론회를 갖고, 이번 중소 팹리스의 3대 애로사항 해소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관련 산업을 진행하는 대기업군은 삼성전자, DB하이텍, SK하이닉스시스템IC, 키파운드리 등이고 협력사로 있는 중소기업 역시 수십여 업체가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권 장관과 만난 대기업 파운드리들은 “중소 팹리스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적극 협력해 돕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 참석한 권 장관은 △대중소 상생으로 중소 팹리스 파운드리 수급난 최소화 △설계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촘촘하게 중소 팹리스에 대한 전(全) 주기 지원 등을 약속했다.

중기부는 후속 대책으로 내년부터 ‘공동 IP 플랫폼(Common IP Bank)’을 구축해 국산화 개발은 물론 해외 IP 구매·제공 플랫폼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이어 초급인력 양성을 위한 단기 교육과정을 상반기에 신설하고, 팹리스 창업기업 보육과 실습공간을 한 곳으로 연계한 ‘팹리스 랩허브(Lab Hub)’도 구축한다.

또 팹리스 기술개발 결과물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평가해 자금조달을 촉진하고, 유망 창업기업에 사업화 자금 등의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운전자금은 최대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높이고, 기술평가 매뉴얼 개선(무형자산 가치평가 적용 확대) 등의 추가 지원도 이뤄진다.

중기부는 팹리스 창업기업에 대한 정부지원 강화를 통해 2030년까지 국내 팹리스 기업이 지금보다 2배(300개)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 팹리스의 파운드리 활용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중기부는 팹리스의 개별 파운드리 발주형태를 개선해 여러 팹리스가 공동으로 발주하는 ‘묶음발주’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파운드리와 협력관계를 가진 디자인하우스가 참여한다.

여기에 국내 모든 파운드리 기업이 참여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대중소 상생협의체’를 내년 1월부터 가동한다. 협의체를 통해 팹리스의 연간 시제품 위탁 수요를 정기적으로 조사해서 파운드리 공정에 반영하고, 중소 팹리스와 파운드리와의 협력과제를 발굴하는 등 상시 소통·협력채널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가 시설과 장비를 지원해 구축한 공공나노팹의 기능도 강화한다. 내년 하반기 예정된 나노종합기술원(대전)과 한국나노기술원(수원) 등의 기능 고도화가 완료되면, 중소 팹리스의 시제품 수요도 일부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견기업과의 협력 플랫폼 조성을 위해선 중기부의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이 톡톡한 역할을 한다. 대기업 등에 필요한 기술·제품·서비스 등을 보유한 중소 팹리스를 개발 단계부터 참여시켜 선정된 중소 팹리스에 사업화자금과 테스트베드 및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소 팹리스 현장의 어려움과 관련 업계가 건의한 정책과제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지원방안이 현장에 제대로 안착될 수 있도록 대중소 상생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관련부처와도 긴밀히 협의해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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