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검찰이 여권 유력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접수되지 않은 고발장 내용이 당시 관련자 조사 과정에서 언급된 정황이 확인됐다.
18일 본지가 확보한 지난해 7월 16일 제보자X에 대한 1차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이 같은 정황이 담겼다.
제보자X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폭로하라며 강요 미수 혐의를 받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최초 제보한 인물이다.
그러면서 검찰은 "유시민은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의자는 어떠한가"라고 묻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제보자X가 필명 '이오하'라는 이름으로 작성한 검찰개혁 관련한 페이스북 게시글을 캡처한 사진도 제시했다.
앞서 지난해 5월경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제보자X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법세련이 제출한 고발장에는 제보자X가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검언유착 의혹을 받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속여 취재업무를 방해했다는 내용만 담겼다.
통상 피고발인 조사는 접수된 고발장을 기반으로 조사한다. 애초 윤 전 총장에 대한 질문이나 검찰개혁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게 검찰 출신 변호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각에선 해당 내용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공익제보자 조성은씨에게 전달한 고발장과 질문의 맥이 비슷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 의원이 전달한 고발장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의 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 조국 후보자의 배우자 정경심을 구속 기소함으로써 조국 후보자가 2019년 9월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한 뒤 약 1개월 만에 자진사퇴 하도록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수사를 진행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을 하락시키고 정부비난 여론이 비등하게 되자, 윤석열 검찰총장과 사건들에 관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는 검사들에 대해 반감을 느꼈다"는 부분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