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전종서·손석구 '연애 빠진 로맨스', 한국영화 부활 신호탄 될까?

2021-11-1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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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 전종서[사진=CJ ENM 제공]

지난 1일 '위드 코로나' 시작으로 극장가는 조금씩 활력을 찾는 중이다. 하지만 영화 '이터널스' '듄' 등 블록버스터의 기세에 밀려, 한국 영화는 좀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쾌하고, 발칙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가 출격했다.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 언론 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 분)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우리'(손석구 분)가 '데이팅 앱'으로 만나 이름, 이유, 마음을 감추고 만남을 이어가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비치온더비치' '밤치기' 정가영 감독의 상업 영화 데뷔작으로 2030 세대의 사랑, 욕망을 솔직하고 재기발랄한 언어로 담아냈다.

이병헌 감독의 영화 '스물'이 남성들의 언어로 재기발랄하고 차진 '말맛'을 선물했다면, '연애 빠진 로맨스'는 솔직하고 과감한 대사와 차진 호흡으로 영화의 분위기와 재미를 잡아간다.

평소 '대사'가 재밌는 영화를 선호한다는 정 감독은 "기획, 개발 단계 때부터 인물들의 대사에 집중했고 재치 있는 말들이 생각날 때마다 모아두었다"라며, 차진 대사의 비결을 밝혔다.

영화 '비치온더비치' '밤치기' 등을 통해 2030 세대의 솔직한 욕망과 발칙한 연애담을 그려냈던 정 감독은, 자신의 세계를 조금 더 확장해 상업 영화의 맛을 더했다.

정 감독은 "그동안 해왔던 영화들은 제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가 많았다면, '연애 빠진 로맨스'는 상업 영화로서의 공감을 더욱 끌어냈어야 했다. 기획, 개발 단계에서 제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PD님, 각색 작가님과 함께 꾸려나갔고 그분들의 의견, 피드백을 받으며 더 많은 관객이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나는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점도 눈길을 끈다. 최근 디지털 기기의 대중화, 코로나19 범유행으로 데이팅 앱이 대중화되고 있는 상황. 정 감독은 데이팅 앱을 통한 남녀의 만남이 현실적이라고 봤다.

정 감독은 "코로나 시국이 길어지면서 남녀의 만남에 제한되는 부분도, 새로운 루트도 생기게 된 거 같다. 우리 영화는 데이팅 앱을 소재로 삼았고, 많은 이가 이용하는 만큼 궁금해하고 흥미를 느낄 거로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버닝' '콜'로 충무로 대세로 떠오른 배우 전종서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20대 자영을, 손석구는 일도, 사랑도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아 고민하는 30대 우리 역을 연기한다. 두 사람은 각자의 장기를 십분 활용, 독특한 호흡을 자아내며 영화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손석구는 "케미(궁합)가 잘 맞는 사람들에게, '케미를 맞추라'고 말하는 게 웃긴 거 같다. 워낙 잘 맞아서 할 게 없었다"라며 전종서와 호흡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전종서는 "그동안은 주로 혼자 연기해왔는데, 이번 작품으로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많이 맞춰보게 됐다. 혼자 (연기)하면 편하고 수월하게 속도 내서 찍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함께 호흡을 맞추니 또 다른 좋은 점들이 있더라. 촬영하지 않는 날도 따로 만나서 이야기했고 그런 게 실제 촬영할 때 많은 도움이 된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정가영 감독, 전종서[사진=CJ ENM 제공]


정 감독도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 연기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버닝' '콜'을 보고 전종서의 연기에 자연스레 빨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 마력의 배우다. '자영'도 전종서가 맡게 된다면 기대 이상으로 그려질 거라 생각했고 기대도 많이 했다. 실제로도 전종서가 훌륭히 연기해주었고, 제가 만든 캐릭터 이상으로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줬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손석구는 그간 날렵하면서도 섹시하고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여러 모습을 보며 박우리의 안쓰럽고, 지질하며 사랑스러운 매력도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결과물도 매우 만족스럽다"라며 만족했다.

2030 세대의 솔직하고 발칙한 연애담은 극 중 인물들의 매력이 중요했다. 전종서, 손석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냈다며 달리 보태거나, 꾸미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종서는 "자영을 두고 '연기해야겠다'라는 생각보다 그의 처지, 상황에 집중하면서 실제 청춘들의 고민을 함께하려고 했다. 영화를 찍으며 그들의 마음을 가깝게 느끼게 된 거 같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자연스러워졌다"라고 말했다.

손석구는 "있는 그대로 연기했다. 촬영이 있으면 일어나서 준비하고 '액션'하면 제 모습 그대로 연기했다. 몇 개월 동안 반복했다. 준비랄 것도 없었다. 준비 없이 찍는 게 더욱더 좋을 거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영화의 소재, 대사 등이 다소 수위가 높은 편이다. 극 중 인물들이 성적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외로움을 채우는 모습들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높은 수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정가영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는 관람 등급이 15세가 될지, 19세가 될지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영등위의 일이기 때문에 (작업할 때는) 신경 쓰지 않았다"라고 털어놓았다. 다만 영화가 신체 노출 등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길 바랐다며 "젊은 사람들의 연애하고 썸 타는 재밌는 이야기에 집중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시사회 직후 업계 관계자들은 '연애 빠진 로맨스'가 한국 영화 흥행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좋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발칙하고 과감하며 화끈했던 시작과 달리 얼렁뚱땅 마무리 짓는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으나 대체로 가볍고 유쾌한 '젊은 영화' 같다는 반응이었다. 업계의 기대처럼, '연애 빠진 로맨스'는 한국 영화 흥행의 신호탄이 되어줄 수 있을까? 오는 24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상영 시간은 95분, 관람 등급은 15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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