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원정투자 떠나는 2030…경기도 아파트 ‘영끌매수’ 급증

2021-11-1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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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아파트 거래 10건 중 4건이 2030세대…절반에 육박하는 지역도

경기도 부동산 시장, 공급·규제 등 외부 영향에 비교적 취약…투자유의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아주경제DB]

# 결혼 2년 차에 아이가 있는 유모씨는 경기도 하남, 시흥 등으로 주말마다 이동해 집을 보고 있다. 그는 현재 서초에 위치한 직장 근처 오피스텔에서 남편과 살고 있다. 이제라도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유씨는 서울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경기도로 눈을 돌리게 됐다. 

# 내년 결혼을 앞둔 31세 김모씨는 광명시 소하동에 신혼집을 마련했다. 서울에 살고 싶었지만, 양가 부모님께 도움을 받고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해봐도 서울에 집을 사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이다. 그는 고점에 산 것 같아 걱정된다면서도 집이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아파트 매매거래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전체 10건 중 4건이 2030세대 거래일 정도다.

15일 한국부동산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경기도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8.9%를 기록했다. 부동산원에서 관련 자료가 나온 2019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해당 비율은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이 비율은 올해 1월부터 9월에는 36.3%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30.4%보다 6%포인트 올랐다. 2019년에는 28.6%를 기록했었다.

특히 올해 아파트값이 33.99% 오르며 전국 시·도 가운데 누적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의왕시는 1년 만에 해당 비율이 10%포인트가량 올랐다. 지난해 평균 31% 정도였던 비율은 올해(1~9월) 41%를 기록했다. 9월엔 41.6%였다.

GTX 건설, 신도시 건설 등의 호재로 의왕에 이어 두 번째로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시흥시(33.29%)는 9월 2030세대 매입 비중이 42.9%를 기록했다. 아파트값 상승률이 30%에 육박한 군포시(29.29%), 안양시(27.06%) 9월 비율은 각각 42.3%, 53.7%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거주하며 경기도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국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경기도에서 매매된 아파트 총 15만4637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건은 총 2만9207건으로, 전체의 18.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서울 거주자 매수 비중 15.6%에 비해 3.3%p 늘어난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값과 전셋값이 서울 외곽까지 오른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고민에 빠진 2030세대가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경기도까지 이동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부동산 투자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2030세대 부모 시절부터 계속해서 쌓이고 있고, 최근 집값이 오르며 이런 움직임이 더 거세졌다"며 "집을 사고 싶은데 서울 집값이 올라 구매를 포기한 젊은 층들이 부모 도움을 받아 비교적 집값이 낮고 개발 호재로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수도권 지역을 매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 경기도 집값은 서울보다 더 올랐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경기도의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18.92%를 기록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6.24%)의 3배에 달했다.

서 교수는 "최근 경기도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 경기도 부동산 시장은 서울보다 공급이나 규제 등에 타격을 먼저 받는다"며 "영끌대출 등으로 집을 사는 경우 손실이 커질 수 있으며, 교통이나 직주(직장·주거)근접 등 조건을 잘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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