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30년 만에 물가 최고치에 충격...나스닥 264p↓

2021-11-1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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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지표의 급등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모양새다. 시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상황에 따른 조기 금리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40.04p(0.66%) 급락한 3만6079.9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 역시 38.54p(0.82%) 내린 4646.7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63.84p(1.66%) 하락한 1만5622.71을 기록했다.

이날 S&P500지수의 11개 부문은 △필수소비재(0.28%) △헬스케어(0.26%) △유틸리티(0.7%) 등 3개 부문을 제외한 8개 부문이 일제히 하락했다. 각각 △임의소비재 -0.68% △에너지 -2.97% △금융 -0.2% △산업 -0.63% △원자재 -0.71% △부동산 -0.49% △기술주 -1.68%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25% 등이다.
 

10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 등락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물가 관련 지표가 발표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중요성을 지닌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며 크게 올랐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10월 CPI가 전월보다 0.9%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6.2%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예상치 집계(각각 0.6%, 5.9% 상승)는 물론, 전월인 9월 수치(0.4%, 5.4% 상승)를 모두 크게 웃돈 수준이다. 특히, 전년 대비 상승률은 1991년 11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각각 전월 대비 0.6%, 전년 대비 4.6% 상승했다. 이 역시 1991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월과 전년 대비 각각 0.6%와 8.6%의 상승세를 기록해 2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공급망 혼선 문제와 노동력 부족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틀 연속 발표된 10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며 최고 수준을 경신하자, 장기물 미국 국채 금리 역시 급등하는 모양새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 대비 0.123%p(포인트) 오른 1.572%를, 3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0.106%p 급등한 1.927%를 기록했다.

시장 금리 상승세는 기술주 등 나스닥 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뉴욕증시 장세가 오후장 들어 뚜렷하게 약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나스닥지수의 장중 낙폭은 2% 이상으로 커지기도 했다.

특히, 장기물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은 시장의 조기 긴축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 가파른 인플레이션 상승세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피오나 신코타 씨티인덱스 선임 금융시장 분석가는 블룸버그에서 "물가 상승률이 6% 수준을 넘어서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상당히 난처해질 것"이라면서 "연준이 6.2%의 CPI 상승률을 무시할 방법은 없으며, 이는 더욱 매파적인 움직임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는 이날 금리 경로 예측치 층간값을 통해 내년 연준이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핌코 소속의 티파니 와일딩 북미 경제학자는 투자 노트에서 "이날 보고서로 연준이 불편한 처지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예상보다 강한 10월 물가 상승세는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로 예측치를 다시 변경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역시 조기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해당 시장은 내년 6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68%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89%로 예상했다.

한편, 주간 실업 지표는 개선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6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신규 청구 건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26만7000건으로 집계했다. 전주보다 4000명 감소한 수준으로 코로나19 사태(지난해 3월 14일 25만6000건) 이후 최저치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5.40% 오른 18.74를 기록했다.
 
유럽증시 상승...천연가스·유가 반락, 금 급등
유럽 주요국 증시는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증시는 0.9% 반등한 7340.15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는 0.2% 오른 1만6067.83으로,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보합세인 7045.16으로 장을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0.1% 상승한 4348.82를 기록했다.

유럽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각국 중앙은행이 급격히 긴축 전환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공급 증가 약속으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한 여파다. 유럽 벤치마크(기준가) 네덜란드 천연가스 선물은 이틀 연속 10% 이상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가 예상를 깨고 증가한 여파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5일로 끝난 한 주간 미국의 원유 재고를 100만2000배럴 증가한 4억3510만4000배럴로 집계했다. 이는 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30만 배럴 증가를 밑돈 수치다.

이에 따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81달러(3.34%) 반락한 81.3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내년 1월물은 2.13달러(2.51%) 하락한 82.65달러에 거래됐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안전자산인 금값은 크게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17.5달러(0.96%) 상승한 온스당 1848.3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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