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체절명 반도체 리더십] 美에 ‘내부정보 제출’ 삼성·SK...“강력한 리더는 어디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에 반도체 공급망 관련 내부 자료를 제출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급변하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양사는 이날 오전 미국 상무부가 제시한 마감시한에 임박해 반도체 공급망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양사가 제출한 자료에는 고객사 정보 등 일부 민감한 자료는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앞서 자료를 제출한 TSMC, 마이크론 등의 기업들도 내부 기밀은 제외한 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고객사 관련 정보를 제외한 제출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와 고객사 사이에서 최선의 결정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출한 채 미국 정부의 대응에 맞춰 자료를 추가 제출하는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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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앞서 “고객사를 비롯한 핵심 정보는 제출할 수 없다”는 반도체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인 바 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기업들이 제출한) 자료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이와 같은 기업들의 소극적인 움직임을 감지해 선제적으로 압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는 미국의 추가적인 대응이 이뤄지거나 지금까지 관망세를 유지하던 중국이 ‘반도체 정보전’에 참전하는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한 전략 수립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중 간의 갈등에 낀 형국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 그때그때 맞춰가야 한다”며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게 업계의 기본적인 전략이다. 경영진, 나아가 오너가 직접 나서서 결단을 내려줘야 그간 한국 기업이 쌓아온 성공 공식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국행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내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 자료 제출 등 이슈가 맞물린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매듭을 지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의 압박이 자국의 이익만을 위한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업들도 시스템을 활용한 분석을 통해 철저히 계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반도체 관련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