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2년 가까이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터널을 여전히 지나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10곳 중 8곳 이상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지만, 생업을 위해 위드코로나는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아직 위드코로나가 시행된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매출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는 낮은 편이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80% 이상은 위드코로나 1차 개편을 통해 매출이 아무리 증가해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절반 이하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그래서인지 직원을 구하려는 소상공인‧자영업자는 10곳 중 2곳에 불과했다. 필요한 정책은 손실보상 제외 업종에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정책자금‧대출연장 등 자금지원을 희망했다. 아직 코로나19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만큼, 모든 소상공인에게 온기가 고르게 퍼질 수 있는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드코로나 시행됐지만…“소상공인‧자영업자 80%, 이전 매출 절반 수준”
조사는 이달 1일부터 위드코로나가 시행됨에 따라 매출 회복 전망과 향후 불안요소 등 소상공인 인식을 조사하고, 효과적인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실시됐다.
다음달 12일까지 적용되는 위드코로나 1차 개편의 핵심 내용은 △유흥시설 등 일부 고위험시설 제외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해제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사적 모임 허용(식당‧카페는 미접종자 4명까지)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백신 패스 도입 등이다.

[사진 = 중기중앙회]
이번 조사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이러한 1차 개편이 매출을 어느 정도 올려줄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물어보자 응답자의 62.4%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월평균 매출이 ‘25% 미만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고 답변했다. 25~50% 미만은 20.2%를 차지했다. 위드코로나가 시행됐지만, 소상공인의 82.6%는 코로나19 이전 매출의 절반도 벌지 못한다는 의미다. 50~75% 이상과 75~100% 미만은 각각 11.4%, 2.8%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고 그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 소상공인은 3.2%에 불과했다.
‘직원 늘리겠다’는 소상공인은 10곳 중 2곳 수준
위드코로나의 본격적인 시행에도 불구하고 예상 매출 증가폭이 크지 않자, 대부분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직원을 늘리는 것을 주저하는 모습이다. 이번 조사에서 매출 회복 기대에 따른 구인‧구직 계획이 있는 소상공인은 응답업체의 21.2%에 머물렀다. 나머지 78.8%는 구인‧구직 계획이 없었다.
직원을 새로 뽑을 계획이 있는 업체 비중이 가장 높은 분야는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으로, 응답 업체의 34.8%가 ‘구인‧구직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가장 낮은 분야는 도‧소매업(16.5%)과 숙박‧음식점업(19.1%)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자영업자가 그나마 매출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은 연말 송년회 기간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라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높아지고 있던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올해 연말(11~12월) 예약 손님이 얼마나 늘었는지(도‧소매업 제외)를 물어보니 85.4%는 ‘25%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25~50% 미만과 50~75% 미만은 각각 7.4%, 5.5%였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예약 손님이 두배 이상 늘었다고 응답한 업체는 1%였다.
소상공인 10곳 중 6곳 “생업 위해 위드코로나 시행 불가피”
위드코로나로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소상공인의 58.7%는 ‘다소 우려되지만, 생업유지를 위해 위드코로나 시행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었다. ‘크게 우려되지 않으며, 위드코로나는 중단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견해는 22.1%, ‘심각하게 우려되며, 위드코로나 시행은 시기상조이다’는 응답은 18.7%를 차지했다.
만약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급증하게 된다면 소상공인 10곳 중 4곳인 40.1%가 ‘영업시간, 사적 모임 인원 등을 부분적으로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복귀(28.7%) △현 위드코로나 방침 유지(28.2%) 순이었다.
매장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노력의 경우, ‘정부가 제시한 방역 수칙만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계획이다’ 응답이 60.7%로 가장 많았다. 정부가 제시한 방역 수칙 외에 별도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27.9%, 앞으로 시행할 계획이라는 응답은 11.4%를 차지했다.

[사진 = 중기중앙회]
위드코로나 시대 가장 필요한 지원책은 ‘손실보상 제외업종 지원금 지급’
위드코로나 시대에 가장 필요한 소상공인 지원책(1+2순위)은 ‘손실보상 제외업종 지원금 지급’이 6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초저금리 정책자금 확대’가 44.8%, ‘대출만기 연장 및 한도 상향’이 38.1%, ‘비대면 방역기기 등 위생․방역 물품 지원’이 37.6%로 뒤를 이었다.
정부와 관련 단체가 시행 중인 소상공인 지원책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의견‧애로사항은 ‘각종 제재‧규제 완화’를 희망하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 외에도 △대출 한도 상향 및 저금리 이자 지원 △세금 감면‧인하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 장기화와 거듭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피해가 누적된 만큼, 위드코로나 시행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일상생활 속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를 통해 위드코로나를 유지하면서 소상공인 피해 보상과 경영 안정을 함께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