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광역시의 집값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최근 서울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가격 차이는 좁혀지고 있는 것과 광역시내 자산 격차는 더 커지는 추세다.
8일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6대광역시의 1분위(하위20%) 아파트 가격과 5분위(상위20%) 아파트 가격차이는 5억8503만원으로 역대 가장 크게 벌어졌다. 5분위 배율은 5.21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아파트 가격을 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의 가격 격차를 나타낸다.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차이가 심하다는 의미다.
KB부동산에서 해당 통계자료 집계가 시작된 2013년 4월 5분위 배율은 3.56이었다. 이 배율은 꾸준히 3점대 중후반대를 유지하다가 2018년 11월 3.9를 기록한 뒤 4점대로 올랐다. 특히 지난해에는 5분위 배율이 4.2에서 4.9로 오르는 등 급격하게 상승했다.
업계는 이런 양극화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올라가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본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은 정부가 다주택자 세 부담을 강화하면서 1주택을 선호하는 것을 말하며 비교적 입지 등이 좋은 고가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결과를 불러온다.
정부는 지난해 다주택자(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에게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율을 최고 3.2%에서 6.0%로 상향하도록 세법을 개정했다. 지난 6월부터는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도 10%p씩 올려 최고 75%까지 인상했다.
여기에 광역시에서 수도권 등으로 인구가 유출되거나 자연스럽게 줄며 광역시 내 비교적 입지가 안 좋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방 광역시 중 가장 큰 부산시 인구 변화를 보면, 지난달 335만6311명으로 전년 동기(339만7598명) 대비 4만명 이상 감소했다.
서울에서도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있었지만, 서울은 오히려 넓은 지역에 걸쳐 품귀 현상이 일어나며 중저가 아파트 가격도 크게 올랐다. 대표적인 중저가 아파트가 다수 분포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에 위치한 아파트 가격도 상승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비교적 저렴한) 지방광역시의 외곽 주택은 서울 외곽 주택보다 정주요건이 더 열악할 수밖에 없다"며 "자리가 비면 채우는 수요가 항상 있는 서울과 다르게 광역시라고 할지라도, 도심 등 특별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갭을 메우려는 수요가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광역시에서도 좋은 교육, 일자리 등을 이유로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며 "광역시 내에서 인구 순환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