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신용대출 중 중신용자 비중은 13.4%로 집계됐다. 전분기보다 3%포인트가량 오르긴 했지만, 금융당국에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20.8%에는 7%포인트 넘게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이 지난 2분기 7조6000억원에서 3분기 8조1000억원으로 6% 넘게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신용자 비중 증가세는 부진했던 셈이다.
카카오뱅크보다 더 높은 목표치(21.5%)를 내세운 케이뱅크는 지난 2분기 기준 15.5%의 중신용자 비중을 기록해 전분기(18.2%)보다 오히려 2%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케이뱅크의 3분기 기준 중신용자 비중도 크게 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9월 기준 5등급 이하 저신용자에 5%대 이상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데, 신규 취급된 신용대출의 30%가량만이 5% 이상 금리로 집행됐다. 이는 신용대출 대부분이 고신용자에게 나갔다는 뜻으로, 지난 2분기에도 비슷한 비중을 유지했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신용등급 4등급 이하(신용평점 기준 하위 50%, KCB 820점 이하) 차주에게 내어준 대출을 중금리대출로 인정받고 있다. 앞서 인터넷은행들은 당초 설립 취지인 '중금리대출 활성화'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에 자체 목표치를 제출한 바 있다.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해당 인터넷은행은 신사업 인·허가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중금리대출 목표치 점검 시간이 두 달밖에 남지 않은 현 상황에서, 인터넷은행들이 중금리대출 비중을 급격히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 강화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고신용자들이 인터넷은행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탓에, 이미 취급한 고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은행권 중에서 가장 늦게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취급 중단’에 나선 탓에 고신용자 대출 비중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과 똑같이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범위 이내’로 제한한 바 있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도 여기에 포함되기 때문에 중신용자 비중을 현행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인터넷은행들이 금융당국에 자체 목표치까지 제출해놓고도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강화된 시중은행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대출 수요가 인터넷은행으로 몰리면서 중저신용자 비중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인터넷은행들의 중금리대출 비중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가 분기별로 6%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에 적극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