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종전선언 틈타 또 유엔사 해체 주장

2021-11-0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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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北 유엔대사 "美, 유엔 이름 남용"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 [사진=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을 위해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가운데 북한이 또다시 주한 유엔군사령부(유엔사)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북한이 종전선언을 계기로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 등 '적대시 정책 철회' 카드를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유엔 홈페이지에 공개된 지난 10월 27일 유엔총회 제4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르면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한국에 주둔 중인 유엔군사령부의 해체를 촉구했다.

김 대사는 "한국에 있는 유엔사는 미국에 의해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행정과 예산 모든 면에서 유엔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그는 "1950년 불법으로 창설된 유엔사는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사령부와 다를 게 없고 유엔의 이름을 남용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유엔은 유엔사에 대한 지휘권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1975년 30차 유엔총회에서 유엔사 해체 관련 결의가 채택됐다"며 "유엔사 존립에 대한 미국의 주장은 한국에 대한 점령을 합법·영속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정치적,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전에도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을 겸한다는 이유로 유엔사 해체를 주장해왔지만, 이번에는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주목되고 있다. 

유엔사는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설치된 다국적군 사령부다. 이를 계기로 미국 등 21개 유엔 회원국은 다국적군을 꾸려 참전했다.

유엔사는 1953년 북한, 중국과 함께 한국전쟁 정전협정에 서명했고, 1957년 일본에 있던 사령부 본부를 한국으로 옮겨왔다.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유엔사의 임무도 군사정전위원회 가동 등 정전협정 유지·이행에 관한 사항으로 축소됐다.

미국 내에선 북한이 유엔사 해체 주장을 시작으로 주한미군 철수 카드까지 공개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북한이 최근 종전선언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유엔사를 비롯한 주한미군을 한반도에서 몰아내는 것을 큰 전략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다"며 "그들은 오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할 때 종전선언을 바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종전선언이 유엔사 지위를 포함한 현 정전체제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종전선언은 신뢰 구축을 위한 정치적·상징적 조치"라며 "즉 유엔사 지위를 포함한 현 정전체제의 법적·구조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최 대변인은 "미국과 앞으로도 종전선언 관련 협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도 재차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북한이 핵 능력을 고도화 하고 있다는 또 다른 정황이 제기됐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C) 연구진은 북한이 기존 예측보다 더 많은 핵무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연간 우라늄광 생산량은 약 3만t이지만, 우라늄 정련(milling) 시설을 1년에 300일까지 돌리며 최대로 가동할 경우 생산량을 36만t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매년 최대 20개 이상의 핵무기를 만들 역량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 평산 우라늄 광산시설의 위성사진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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