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향후 우리 삶의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AI와 융합하면, 기존보다 진일보한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과 AI 학습 데이터 확보가 용이한 대기업이 AI 분야를 선도하고 있지만, 최근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유수 기업과 경쟁해 좋은 성과를 거둔 사례도 등장했다.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는 최근 국제 컴퓨터 비전 학회(ICCV)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한 영상인식 대회 밸류 챌린지의 영상검색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유튜브 영상 검색을 예로 들면, 오늘날 주로 쓰이는 방식은 해시태그나 영상 제목·설명에 포함한 키워드다. 때문에 콘텐츠를 등록한 사람은 검색 결과가 상위에 노출되도록 자극적이거나 영상과 무관한 키워드를 쓰기도 한다.
트웰브랩스의 AI는 영상 내 각종 정보를 AI가 분석해 맥락을 이해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장면을 찾아준다. 1시간 분량의 DIY 가구 조립 영상에서 '서랍을 결합하는 방법' 같은 특정 장면만 구분해 사용자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관련 기술은 특히 영상 콘텐츠 제작 기업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촬영 분량 중 필요한 핵심 내용을 빠르게 찾아 편집할 수 있고, 트렌드에 맞는 영상을 소비자에게 더 빠르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숏폼 비디오 플랫폼과 콘텐츠 제작 솔루션 기업과 협업 이야기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이러한 AI를 구현하기 위해 10여개의 특화 AI를 이용한다. 이들이 각각의 전문 분야에서 영상에 있는 사물, 음성 등을 구분하면 종합적인 내용을 하나의 중앙 AI가 처리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능을 표현하기 위해 인간의 뇌에서 뉴런에 해당하는 '파라미터가 몇개' 같은 식으로 표현한다. 우리 기술은 이보다 훨씬 적은 파라미터로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으며, 구축 비용 역시 훨씬 낮은 것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트웰브랩스는 국방부 산하 사이버작전사령부에서 만난 분대장과 분대원이 모여 창업한 기업이다. 이재성 대표, 이승준 CTO(최고기술책임자), 김성준 소프트웨어 총괄은 복무 당시 다크웹 등에 노출된 위협 요소 모니터링과 대응을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텍스트나 이미지 기반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있는 반면, 동영상에 어떤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영상검색 AI 개발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것은 범용인공지능(AGI)이다. 향후 서비스를 더 고도화하고, 영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고 싶다. 특히 솔루션을 기업에 맞게 만들어 납품하는 AI 외주업체가 아닌,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